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유니버설디자인 - 2부 유니버설디자인 적용 사례와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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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유니버설디자인 - 2부 유니버설디자인 적용 사례와 시사점
  • 김소희 컨설턴트
  • 승인 2020.12.08 10:02
  • 조회수 8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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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발전은 사람들의 생활을 보다 편리하게 바꾸고 있다. 나아가서, 기술은 생활에 포함되기 시작했다. 기술을 사용할 줄 모른다면, 살아가는데 불편함이 커지게 된다. 문제는 디지털 기술을 잘 사용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2019년에 발표한 모바일금융서비스 이용 비율은 극명한 차이를 보여준다. 60대 이상 고령층의 모바일 뱅킹 이용률은 13.1%인데 비하여 20~40대는 80% 이상 사용하고 있다. 뱅킹 서비스의 중심이 점점 더 모바일앱으로 이동하는 추세를 고려하면 디지털 리터러시가 낮은 고객은 디지털 금융에서 소외되는 상황이 현실로 다가오게 되는 것이다.

유니버설디자인은 모두를 위한 제품(product for all)과 모두를 위한 서비스(service for all)를 지향한다. 아마존은 에코, 킨들, 파이어티비 등에서 모두를 위한 기기(device for all)을 실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모두를 위한 디자인(designed for all)을 추구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영업점 축소와 디지털화 진전에 따라 금융 소외 현상이 확대됨에 따라 은행들에게 디지털 금융 소외계층 보호에 노력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아마존의 Device For All

모든 아마존 기기들은 장애인에게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줄 수 있도록 개발되어 왔다. 에코 기기에서 사용되는 알렉사는 기술의 민주화(democratized technology)를 지향한다. 시력에 문제가 있는 사람, 이동이 불편한 사람, 나이가 많은 사람 들을 위한 기능들을 포함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능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에코의 커스터마이징 기능:
- VoiceView Screen Reader: 시력이 약한 사람들이 제스처로 네비게이션 하는 기능
- Screen Magnifier: 가시성을 높이기 위해 화면을 줌인, 줌아웃 하는 기능
- Color Inversion: 밝은 빛에 민감하거나 색맹인 사람들을 위해 컬러 값을 바꾸는 기능
- Color Correction: 색맹인 사람을 위하여 컬러를 보정하는 기능

[그림 1] Echo Show Customisation / 출처: https://www.tltechsmart.com/help/amazon-alexa-accessibility/

▶ 킨들의 커스터마이징 기능
- VoiceView screen reader의 반응 속도를 8단계로 설정 가능
- 폰트, 굵기, 크기, 행간, 여백, 밝기, 조도 등을 설정 가능
 

[그림 2] 킨들의 커스터마이징 기능 / 출처: http://evointee.blogspot.com/2013/06/kindle-paperwhite-3g.html

 

 

▶ 물건 알려주기 기능
‘내가 손에 든 것이 뭐지?’라고 물어보면 에코는 말하는 사람의 손에 든 물건의 이미지를 인식하여 어떤 물건인지 알려 준다. 시력이 약한 사람들은 쇼핑 후에 산 물건들을 정리할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그림 3] 알렉사의 시각 장애인을 위한 물건 알려주기 기능 / 출처: https://www.dailymail.co.uk/sciencetech/article-9018785/Apple-Amazon-reveal-accessibility-features-vision-impaired.html
[그림 3] 알렉사의 시각 장애인을 위한 물건 알려주기 기능 / 출처: https://www.dailymail.co.uk/sciencetech/article-9018785/Apple-Amazon-reveal-accessibility-features-vision-impaired.html

 

삼성전자의 Designed For All

삼성전자는 모두를 위한 디자인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S20과 갤럭시 노트10은 비영리기관 온세재단(ONCE Foundation)에서 제공하는 아모빌 인증(Amóvil seal)을 획득하기도 했다. 갤럭시 S20의 대표적인 접근성 기능은 다음과 같다.

Voice Assistant: 시력이 약한 사용자를 위한 음성 피드백 제공

고대비 테마: 배경은 어두운 색, 아이콘과 텍스트는 밝은 색으로 적용하여 눈의 피로를 줄임

돋보기 위젯: 카메라를 사용해서 글자 등을 크게 확대하거나 색상필터를 적용하여 사물을 더 명확히 볼 수 있음

보청기 지원: 보청기로 소리를 더 잘 들을 수 있도록 음질 개선 가능. BLE를 지원하는 보청기를 연결하여 미디어 스트리밍과 전화 가능함

빅스비 위젯-장면 해설 기능: 캡처 장면과 다운로드 이미지를 포함한 모든 이미지를 묘사함. 시각 장애인들의 주변 상황 인식 지원

[그림 4] 갤럭시 S20의 대표적인 접근성 기능 / 출처: 삼성 뉴스룸 홈페이지(news.samgsung.com)
[그림 4] 갤럭시 S20의 대표적인 접근성 기능 / 출처: 삼성 뉴스룸 홈페이지(news.samgsung.com)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액세서리를 이용해서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노력도 하고 있다. 스마트폰케이스를 이용하여 전방에 장애물이 있는가를 알려주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별도 장치를 통해 스마트폰이 문서를 읽어줄 수도 있다. 옵티컬 스캔 스탠드에 갤럭시 코어 어드밴스를 올려두면, 아래의 문서를 음성으로 읽어준다
 

[그림 5] 옵티컬 스캔 스탠드 / 출처: 삼성 뉴스룸 홈페이지(news.samgsung.com)
[그림 5] 옵티컬 스캔 스탠드 / 출처: 삼성 뉴스룸 홈페이지(news.samgsung.com)

 

우리나라 은행들의 Service For All

앞에서 사례로 든 유니버설디자인은 시각적이고 물리적인 설계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리고 모든 물리적 터치포인트에서의 상호작용(interaction)은 서비스로 이어진다. 유니버설디자인의 범위는 물리적 제품으로부터 서비스 디자인으로 확장된다.

2020년 10월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시중은행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디지털화, 비대면거래 확산 등으로 오프라인 영업점이 축소되는 분위기 속에 고령층 등 디지털 소외계층의 불편이 초래되지 않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은행권에서도 디지털 전환 노력의 부작용으로 일부 고객의 소외가 발생하지 않도록 디지털금융 소외계층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디지털 리터러시가 낮은 고객도 불편하지 않게 사용할 수 있도록 금융 분야에도 서비스 디자인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메뉴 구성을 단순화하거나 큰 글씨의 모바일앱을 만들기도 한다. 또는 고령층을 위한 별도 앱을 운영하는 은행도 있다.

웰컴저축은행은 올해 안으로 각 지점에 '디지털 매니저'를 배치하기로 했다. 지점에 디지털 매니저를 배치하고 디지털 소외계층을 위한 서비스 지원과 교육과정 등을 제공한다. 디지털 매니저는 삼성 딜라이트샵이나 애플 애플스토어와 같이 디지털 격차해소를 위한 소통 창구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다. 

[그림 6] 주요은행 디지털소외계층 보호 노력 / 출처: 아시아경제 2020.11.2 https://www.asiae.co.kr/article/2020110211145771834
[그림 6] 주요은행 디지털소외계층 보호 노력 / 출처: 아시아경제 2020.11.2 https://www.asiae.co.kr/article/2020110211145771834

유니버설 디자인의 제공 가치

1부에서 소개한 유니버설 디자인 가이드라인과 본 글에서 소개하는 사례들을 종합해보면, 주로 실용성과 시인성 및 신체적 편의성이 공통적으로 다루는 가치임을 알 수 있다. 고령자와 장애인 등이 일상생활에서 가장 빈번하게 느끼는 불편함이 물리적 환경과의 인터액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용자의 경험은 제품이나 서비스 사용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기능적 측면에서의 높은 접근성과 사용편의성이 갖춰진다고 해도, 정서적 가치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높은 수준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없다. 

한국소비자원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자상거래나 키오스크를 사용해 본 65세 이상 고령소비자의 49%가 심리적 불편함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전자상거래나 키오스크가 고령소비자들에게 이용시간 지연, 주문 실패 등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을 가중시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고위험시설 이용 시 발생하는 QR코드 인증에도 시각 장애인들은 불편함을 겪고 있다. 인증을 할 때마다 늘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하기 때문에 번거로움뿐만 아니라 미안함이 더해지는 것이다.

[표 1] 유니버설 디자인 가이드 및 사례의 제공 가치
[표 1] 유니버설 디자인 가이드 및 사례의 제공 가치

 

진정한 포용은 감성까지도 케어하는 것

디지털 정보 접근성은 삶의 질에도 영향을 끼친다. 한국 공공관리학회에서 발간한 논문 <노년층의 디지털 리터러시가 심리적 안녕감과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노인의 디지털 리터러시의 전반적인 수준이 높을수록 자존감은 상승하고 우울감, 불안감, 고독감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디지털 제품과 서비스를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단순한 불편함이나 혜택에서의 제외가 아닌, 삶의 만족도 나아가 사회적 소외감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디지털 제품과 서비스는 이용편의성뿐만 아니라 고령자 및 장애인 사용자에게 편안함, 안정감, 자신감 등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김용세(2011)는 E3 Value Concept을 개발하여 제품 및 서비스가 제공하는 가치를 체계적으로 분류하는 구조를 제시하고 Active emotion의 중요성을 제고했다. E3 Value는 Economic value, Ecological value 그리고 Experience value로 이루어져 있다. 

세가지 가치 가운데 Experience value 아래 Emotional value, 그 중 Active emotion은 제품이나 서비스의 지속적인 사용을 견인하는 주요 가치이다. Active emotion은 믿음, 즐거움, 성취감, 사랑과 같이 개개인 자신으로부터 발현되는 감정으로, ‘반응적인(Reactive)’의 반대 의미다. 디지털 디바이스와 서비스가 효과적으로 장노년층 및 장애인을 포용하기 위해서는 Active emotion value를 전달해야 한다.
 

[그림 7] E3 value Concept / 출처: 김용세 et al., E3 VALUE CONCEPT FOR A NEW DESIGN PARADIGM, INTERNATIONAL CONFERENCE ON ENGINEERING DESIGN, (2011)
[그림 7] E3 value Concept / 출처: 김용세 et al., E3 VALUE CONCEPT FOR A NEW DESIGN PARADIGM, INTERNATIONAL CONFERENCE ON ENGINEERING DESIGN, (2011)

사용자경험이 아닌 인간경험디자인의 필요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는 우리 생활의 디지털 탈바꿈을 가속화 시키고 있다. 이제는 사회 전면의 디지털화를 일시적 현상이 아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의 전환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디지털 제품과 서비스 이용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것이다. 

지금까지는 디지털 제품과 서비스가 ‘사용자’의 경험(User Experience)을 설계했다면, 이제는 인간 중심 디자인(Human Centered Design), 즉 사용자의 범위를 ‘인간’으로 넓혀야 할 것이다. 모든 ‘인간’이 불편함도, 좌절감도, 소외감도 느끼지 않는 사회를 위해서 유니버설 디자인이 활약할 앞으로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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