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정체성 재정의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확장한 기업들 ㅣ 펠로톤, 골프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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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정체성 재정의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확장한 기업들 ㅣ 펠로톤, 골프존
  • 손영정 컨설턴트, 정영재 컨설턴트
  • 승인 2021.10.15 16:58
  • 조회수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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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에는 약 580만 개의 기업이 있다고 합니다. 전세계로 범위를 넓히면 더 많겠죠. 이 기업들의 목표는 무엇일까요? 많은 고객을 확보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주주들을 만족시키는 것일까요? 더 근본적인 목표는 바로 시장에서 살아남는 것입니다. 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한다면 영업이익, 매출 등이 전부 소용이 없겠죠. 기업들도 이 점을 잘 알고 다양한 전략을 취해 왔습니다. 혁신, CSR, 아웃소싱, ESG 등 기업의 생존을 위한 많은 비즈니스 전략이 등장했습니다. 성공적인 전략으로 시장을 선도하게 된 기업이 있는 반면, 전략에 실패해 생존하지 못한 기업도 존재하죠.

앞서 언급한 기업 생존 전략 중 하나가 기업의 정체성을 재정의하는 것입니다. 기업의 정체성 재정의는 본연의 비즈니스에서 탈피해 새로운 관점에서 기업의 수익원 혹은 비즈니스를 바라보는 것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정체성 재정의 이후 기존의 비즈니스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보유하게 된 기업이 존재합니다. 
본문에서는 데이터를 활용한 기업 정체성 재정의를 기업 전략으로 선택한 사례 3가지를 제시하려고 합니다.

사례1. 홈트레이닝계 넷플릭스, 펠로톤 
Covid-19로 인해 오프라인 피트니스와 더불어 홈트레이닝을 선호함에 따라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기구들이 주목을 받았는데요. 그 중 하나가 헬스용 사이클링 운동기구인 펠로톤 인터렉티브입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헬스용 자전거와는 달리 펠로톤 자전거에는 큰 태블릿 모니터가 붙여져 있습니다.

 

홈트레이닝 사이클링의 재정의

① 홈트레이닝 사이클링
2006년, 뉴욕에서 시작된 소울 사이클이라는 실내 스피드 라이딩 스튜디오는 모델, 패셔니스타, 커리어우먼등이 즐겨 찾는 곳으로 성장하면서 일명 ‘핫플레이스’로 부상했습니다. 하지만 이 곳을 애용하던 존 폴리 부부는 아이를 낳고 육아를 시작하면서부터 오프라인 모임인 소울 사이클을 참여하기가 힘들어졌습니다. 아이를 두고 집을 비우기도 힘들었고, 오고 가는 시간도 상당히 소요되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효율적으로 운동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넷플릭스가 영화관을 집으로 가지고 온 것에 영감을 받아 집에서도 소울 사이클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 됩니다.


② 미디어 콘텐츠 제공
하지만, 단순히 집에 사이클 자전거를 설치하는 것 만으로는 소울사이클에서 사람들과 함께 운동하며 얻었던 에너지, 동기부여, 강습 등 오프라인의 강점을 가지고 오지 못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생각한 것이 사이클 앞에 커다란 모니터를 두어 집에서 운동하면서도 오프라인 스튜디오에 모여 강습을 받듯이 콘텐츠를 보면서 운동 하는 것이었습니다. 

펠로톤이 제공하는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는 하루에 매일 20개의 새로운 프로그램이 업로드 되고 실시간 수업을 집에서 참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스타 강사들, 음악, 스피닝 프로그램 강도 등 본인이 원하는 대로 OTT 서비스를 들을 수 있죠. 화면을 통해 자신의 친구 수강 여부, 참석 인원 파악, 강사와의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며, 자전거에서 운동 데이터가 수집되고, 펠로톤 서버로 실시간 연동되기 때문에 강사가 수업 참여자들의 운동량을 체크하며 수업을 리드해 나갈 수 있습니다. 한번 수업 참여 시 때때로 수백 혹은 수천명이 참여하기도 하고, 누가 어느정도 성과를 내고 있는지 순위도 표시되다 보니 경쟁심을 높여 운동에 더욱 열중할 수 있게 합니다. 
펠로톤 인터렉티브는 스피닝 뿐만 아니라 다양한 홈트레이닝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가면서 유행에 맞게 프로그램을 바꾸는 등 유연한 대처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B2B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Neurotic Media를 인수해 풍부한 콘텐츠를 만들기위한 기반을 마련했고요. 이정도면 펠로톤은 피트니스계의 OTT 서비스 플랫폼이라고 할 만하겠죠?


③ 구독경제 활용

특히,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식을 구독 경제 비즈니스를 활용했다는 점이 홈트레이닝계 넷플릭스라 불리는 이유입니다. 유료 멤버십을 통해 펠로톤의 스트리밍 라이브 클래스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그 질의 차이가 다른 운동 관련 콘텐츠보다 좋다 보니, 유료 멤버십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구독하고 있습니다. 2019년 초에는 40만명대였던 구독자 수가 2020년 3월 말 88만명, 6월 말 140만명으로 급증하고 있죠. 존 폴리 펠로톤 대표는 10년 안에 구독자 1억명 달성을 목표로 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구독료 종류는 2가지가 있습니다. 한달 $39(약 4만 2천원)과 $12.99(약 1만 5천원)에 측정되어 있으며, 둘의 차이는 모든 기능을 접속할 수 있는가 없는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꼭 펠로톤 장비들을 구매해야 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IOS, Android 기반의 모든 기기면 시청 가능합니다. 매년 공시되는 펠로톤의 재무제표를 보면 제품 판매가 70% 이상, 20%가 구독 서비스를 통해 매출이 발생하고 있지만, 구독자 수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추세이다 보니, 매출 중 구독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율이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만, 펠로톤의 운동기구들은 다른 경쟁사의 운동 기구 대비 높은 가격대에 형성되어 있습니다. 펠로톤 가격은 $2,245 (약 260만원_ 정도로 형성 되어있는 반면, 경쟁사 제품가격은 $1,000 (약 120만원) 

④ 커뮤니티 형성 

집에서 혼자 운동하다 보면 금방 포기하게 될 때가 많은데요. 그래서 펠로톤의 콘텐츠 서비스도 스트리밍을 통해 실시간으로 같이 운동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요. 이를 위해 펠로톤은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쏟고 있습니다. SNS을 통해 펠로톤 회원들은 자신의 자전거 사진 이외에도 피트니스 경험 등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배우 휴잭맨, 올림픽 챔피언 스프린터 우사인볼트, 억만장자 버진그룹 회장 리차드 브랜슨과 같이 유명인들도 만나볼 수 있어요. 
또한 스타 강사들을 육성하기 위해 펠로톤 강사들에게 한 클래스 당 500~700달러를 제공하거나 초장기에는 스톡옵션까지 주었다고 해요. 그러면서 인기 강사는 몇십만의 팔로워를 거느리는 인플루언서로 성장하기도 하고요. 한 예로, 펠로톤 인기 강사 중 한명인 Robin Arzon는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42만명에 달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펠로톤은 자신의 기업 정체성을 홈트레이닝 자전거 판매자가 아닌 OTT 사업자로 정의함으로써 새로운 비즈니스로 확장했습니다. Covid-19가 종식되면 펠로톤의 성장 모멘텀이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펠로톤만의 스트리밍 서비스가 있기에 서비스와 질을 지속해서 향상시킨다면 펠로톤의 성장을 계속해서 기대할 수 있을 듯합니다. 최근에는 게임을 접목해 운동을 하면서도 즐길 수 있는 컨텐츠를 개발 중이며, 이를 통해 새로운 사용자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사례2. 골프존, 우리는 데이터 회사다

골프의 인기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와 야외활동이 증가하면서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면서도 즐길 수 있는 야외 스포츠 골프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에 따르면 지난 해 골프장 이용객 수는 4670만명으로 전년(4170만명)보다 11.9%가 늘었고요. 문화 체육 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 체육 동호회 가입 종목 중 골프의 비율이 축구에 이어 두번째로 많아진 것도 골프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죠. 특히 3년 이하의 신규 골프 입문자 중 2040 세대가 65%로 젊은 층의 골프 시장 유입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골프존, 세상에 없던 골프문화를 만들다 

골프를 대중 스포츠로 성장한 데는 도심 곳곳에 있는 스크린골프장 역할이 컸습니다. 그리고 이 시장을 개척하고 키우며 스크린골프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골프존이 있죠. 골프존은 더 이상 자신의 정체성을 골프 하나로만 보고 있지 않습니다. 세계인이 사랑하는 스포츠인 골프와 우리나라 최첨단 IT 기술을 융합하여 새로운 즐거움과 유익함을 제공하는 토탈골프문화기업으로 정의하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골프 IT 기업 

골프존은 현재 자신을 플랫폼 기업으로 재정의 하여 스크린 골프장에서도, 집에서도, 필드에서도 골프의 모든 것이 통하는 플랫폼으로 변신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국에서 하루 12만개의 라운드를 치르는 스크린골프 시스템, 330만명 회원, 300건이 넘는 골프 시뮬레이터 특허 기술이 확보 되어있기 때문에 가능한 비전이었죠. 또한 유통을 주로 담당했던 골프존뉴딘홀딩스가 ㈜데카시스템을 인수하면서 만든 골프존데카를 통해 뉴노멀 시대를 맞아 세계 최고 수준의 글로벌 골프 코스 DB를 구축했습니다. 전체 직원의 40%가 IT 개발자일 정도로 골프 IT 기업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AI를 활용하여 유저 맞춤 골프 코스 추천, 러닝 시스템을 개발 중인 만큼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발전 방향성을 반영한 골프존은 1369억원에서 1951억원으로 작년에 비해 42.5%의 매출이 증가했습니다.

 

데이터 경쟁력 확보 

골프존데카는 올해 정규 홀 기준 국내 530개 골프장의 1,102개 코스를 100% 보유하고 있으며, 전 세계로는 총 3만 8,248개의 골프 코스 DB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는 2018년 영국왕립골프협회(R&D)에서 발표한 전 세계 골프 코스 3만 8,864개 중 약 98%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또한 골프존데카는 최신 골프 코스 변화량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주간 평균 100개 이상 골프클럽의 골프 코스 DB를 업데이트 하고 있으며, 코스 레이아웃, 고저, 그린 언듈레이션 정보 등 질적인 DB 강화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죠. 

 

서비스 ①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정교한 핸디캡을 제공하는 G핸디 

스크린골프에 IT 기술을 접목해 골퍼가 좀 더 정확한 핸디캡을 인지하고, 스크린골프를 즐길 수 있도록 최적화된 G핸디를 선보였습니다. G핸디는 지금까지 제공해온 핸디캡 룰을 업그레이드한 것으로 골프존이 보유하고 있는 2억 2000만개의 라운드 데이터를 7년간 분석해서 개발했습니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골퍼 개개인의 실력에 맞는 정교한 핸디캡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죠. 
G핸디는 골퍼가 플레이한 모든 라운드에 게임 환경, 코스 난이도 등을 적용해 스코어를 보정한 후, 최근 플레이한 20경기 중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한 10개 경기를 기준으로 핸디캡을 계산하기 때문에 정확성이 뛰어납니다. 

 

서비스 ② 스윙자세를 분석해주는 나스모 AI 분석 서비스 

골프대디는 골프존의 유료 멤버십 서비스로, 스크린 · 필드 · 골프용품 등 골프 관련 다양한 할인과 제휴사 혜택을 하나의 앱으로 간편하게 제공하는 서비스인데요. 
골프존 시스템 ‘나스모(나의스윙모션)’ 동영상에서 골퍼의 움직임을 추출해 AI를 통해 골퍼의 주요 스윙 오류를 분석하고, 이를 골프대디 앱으로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유저가 스윙 시 일어서거나 주저앉는 현상(LOP), 백스윙 시 타깃 반대 방향으로 몸이 밀리는 현상(스웨이), 타깃방향과 몸이 쏠리는 현상(슬라이드) 등 크게 3가지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제공합니다. 인공지능을 스윙분석에 도입한 것은 업계 최초인데요. 보통은 자기 스윙 자세를 영상으로 찍어 셀프 점검을 하지만, 스윙 오류를 분석하는 것이 쉽지 않고, 잘못된 자세로 굳어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나스모를 통해 인공지능 골프 코치를 받아본다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참고 자료
- 피트니스계 넷플릭스, 펠로톤 성공요인 4가지 
- 미국 주식 이야기 – 펠로톤 
- Peloton Interactive 홈피트니스계의 절대강자, 이영진, 삼성증권 해외투자 리서치
- 골프존데카, 뉴노멀 시대 골프 코스 DB 강화로 글로벌거리측정기 시장 경쟁력확보에 박차
- 골프존 "AI 활용한 미래 골프 산업 생태계 주도할 것"
- IT업 매출 성적표에 네이버 웃고, 펄어비스 · 엔씨소프트 · 스튜디오드래곤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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