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물 터지듯 밀려오는 봇, Chat b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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봇물 터지듯 밀려오는 봇, Chat bot
  • 투이컨설팅
  • 승인 2017.01.25 01:35
  • 조회수 3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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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이컨설팅 최인규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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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tbot as the factotum for all business needs”

이태리 작곡가 롯시니(Rossini)의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 1막에는 유명한 아리아 ‘Largo al factotum della citta(나는 이 거리의 만물 박사)’가 나온다. 콧수염 바리톤 김동규 씨가 ‘열린 음악회’에서 자주 불러 일반 대중에게도 꽤 친숙해진 곡이다.
*Opera Aria ‘Largo al factotum della citta’ 참고 동영상

여기서 ‘factotum’은 ‘무슨 일이든 시키는 대로 척척 다 해 주는 만능 일꾼’이라는 의미이다. 주인공인 이발사 ‘피가로(Figaro)’가 자기 동네의 무슨 일이건 도맡아 해결사 역할을 해 줄 수 있다고 허풍을 떠는 아리아인데 우리나라의 경우라면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 정도 되겠다.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챗봇(Chatbot)’도 어찌 보면 피가로나 홍반장과 같은 만능 일꾼(factotum)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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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봇의 기원

챗봇은 인간의 대화를 흉내 내는 컴퓨터 프로그램으로서 사용자와 컴퓨터간의 음성 또는 텍스트를 통한 상호작용을 사람간의 대화처럼 변환하는 기술을 말한다.


챗봇이라는 용어의 기원은 1994년 카네기멜론대학의 마이클 몰딘(Michael Mauldin -Lycos의 창업자로도 유명하다)박사가 음성인식 프로그램(Verbot, Verbal Robot)의 프로토타이프 버전인 ‘줄리아(Julia)’를 만들어 ‘튜링 테스트(Turing test)’에 출전하면서 ‘채터봇(Chatterbot)’이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한 데서 유래되었다. 최근에는 봇(Bot), 또는 챗봇(Chatbot)이라는 표현을 주로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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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ing test: 컴퓨터(기계)가 인간처럼 생각할 수 있는가를 판단하기 위해 영국의 앨런 튜링(Alan Turing)이

1950년에 제안한 개념(출처: 위키피디아).

챗봇의 발전

주로 실험실과 연구의 영역 안에서 머물러있던 챗봇은 스마트폰 시대에 들어와 비약적인 발전을 한다. 스마트폰의 대중화에 따라 모바일 메신저 이용자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며 개인간 주된 의사소통수단으로 자리잡으면서 챗봇의 활용 가능성이 크게 주목을 받게 되었기 때문이다(2015년 3분기 기준으로 4대 모바일 메신저 앱 이용자 수는 4대 SNS 이용자 수를 추월했다).


초기의 챗봇은 주로 단순 패턴 매칭 방식을 사용했다. 사용자가 선택한 키워드나 항목에 대해서 응답 규칙에 따라 사전에 정의된 내용을 출력해주는 방식이다. 현재 상당수 챗봇은 아직 단순패턴매칭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인간이 자연스러운 언어로 질문이나 명령을 내리면 맥락을 파악하여 응답하는 능력이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다(Natural Language Processing). 또한 대화 기록이 쌓여갈수록 인공지능의 셀프 학습을 통해 정확도가 높아지도록 설계된다. 최근 음성인식이 크게 향상되어 94%의 정확도 수준으로 올라온 것도 챗봇의 급속한 발전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챗봇의 활용


챗봇을 ‘대화형 상거래(Conversational Commerce, 또는 Voice Commerce)’라고 할 만큼 모바일 메신저 업체들은 챗봇이 소비자와 기업(또는 브랜드)을 이어주는 막강한 플랫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가능성때문에 최근 텐센트, 페이스북,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텔레그램 등 세계 주요 메신저 업체들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는 챗봇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텐센트의 ‘위챗(WeChat)’의 경우 자사 플랫폼과 연계하여 게임(텐센트는 세계 게임시장의 1위업체이기도 하다), 온라인 쇼핑, 진료예약, 택시, 지급결제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구인구직, 부동산정보, 엔터테인먼트, 여행, 숙박 등 다양한 분야의 정보를 WeChat 대화창에서 이용할 수 있는 ‘Inline Bots’를 운영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2016년 4월 FB Messenger플랫폼에 인공지능을 적용한 챗봇 베타버전을 공개했다. 아울러 챗봇 API인 ‘Messenger Send/Receive API’와 챗봇 기능 향상을 위한 ‘봇엔진(Bot Engine)’도 오픈하여 외부 업체들이 머신러닝이나 자연어 처리 기반의 인공지능 기술이 없더라도 챗봇을 쉽게 개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2016년 12월 인공지능 챗봇 ‘조(Zo)’를 공개하면서 ‘봇’시장에 뛰어들었다. 공룡급 IT기업들의 챗봇 관심도를 볼 때 AI기반의 챗봇 플랫폼은 머지않은 장래에 커머스 플랫폼의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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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업의 챗봇 활용


챗봇 플랫폼의 성장은 비교적 보수적인 금융업계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주요 모바일 메신저 업체들이 개발 도구를 공개함으로써 인공지능 기술력이 부족한 금융회사들도 이를 활용하여 고객 상담, 상품 추천 등의 온디맨드 금융서비스 제공이 가능하게 되었다. 오프라인 대면거래에서 모바일로 금융의 무게 중심이 옮겨감에 따라 챗봇은 향후 인공지능 기반의 개인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그러나 비교적 AI나 챗봇 도입에 적극적인 미국에서조차도 본격적으로 챗봇을 구현한 금융회사의 사례는 아직 많지 않다. 2016년 10월 개최된 ‘Money 20/20’ 행사에서 소개된 ‘Kasisto’의 ‘KAI Banking’ 챗봇 엔진을 사용한 ‘Mastercard KAI’ 챗봇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New Voice AI Banking 시스템 ‘Erica’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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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tercard K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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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fA Erica]

*Mastercard KAI 관련 동영상

가는 길은 다소 다르지만, 2016년 초 미국 캐피탈원은 요즘 대세로 떠오른 ‘알렉사(Alexa)’가 탑재된 인공지능스피커 ‘에코(Echo)’를 이용한 보이스 뱅킹을 선보이면서 고객들에게 참신한 디지털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그 외 웰스파고, Santander 등 디지털뱅킹의 전통적 강자들도 챗봇 개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 금융회사들도 챗봇 개발에 관심이 많다. 최근 NH농협은행이 카카오톡을 통한 금융상담서비스 ‘금융봇’을 선보인 바 있지만 기존 ARS를 개선한 수준으로서 본격적인 챗봇과는 거리가 있다. 라이나생명의 ‘챗봇’과 동부화재의 ‘프로미 챗봇’도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하여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아직은 불편하고 미흡한 수준이다. P2P업체인 8퍼센트의 챗봇 ‘에이다’는 다른 금융회사들과는 달리 페이스북 메신저를 기반으로 작성되어 눈길을 끌었다. 에이다는 사용자의 질문을 통해 스스로 학습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어 앞의 사례보다는 진일보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아직 한국어 문맥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점 등 개선의 여지가 많다. 이런 점에서 소위 ‘국내최초의 본격적인 AI기반 챗봇’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한 국내 금융회사들의 개발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챗봇의 미래

기술의 발전으로 챗봇이 빠르게 확산될 경우, 종전 앱으로 대표되던 모바일 생태계는 챗봇 플랫폼 안으로 흡수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업무별, 기능별 수많은 앱들이 챗봇으로 흡수되어 채팅 하듯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처리해주는 방식으로 진화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기업이 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물론 챗봇은 아직 적지 않은 한계를 지니고 있다. 인간의 자연스러운 대화를 구현하는 정확도는 아직도 부족하며(한국어의 경우는 더더욱 그렇다), 복잡한 인간의 감정까지 디테일하게 캐치하는 기술은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언제, 어디서나, 무슨 일이나 모두 해결해 주겠다’는 ‘피가로(Figaro)’ 챗봇이 사회적 상호작용(Social Interaction)의 주류로 자리잡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아마도 향후 10년 안에 컴퓨터 작업의 최소 50%는 인공지능을 탑재한 대화형 챗봇 형태로 변경될 것이다. 우리가 원하던 원하지 않던 말이다. 

- 끝 -

※위 내용은  '투이톡' 앱을 통해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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