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기반 디지털 미디어, 스팀잇(steem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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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기반 디지털 미디어, 스팀잇(steemit)
  • 투이아카데미 이승준 교수
  • 승인 2018.03.05 04:55
  • 조회수 2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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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유럽에서 산업혁명을 촉발시켰던 스팀엔진처럼 블록체인 기반의 미디어 플랫폼인 스팀잇(steemit)이 디지털 시대의 스팀엔진과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유인즉, 스팀잇(steemit)이 마치 산업혁명 시대의 스팀엔진과 같이 기존 산업의 패러다임을 변혁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증기기관이 증기(steam)의 팽창력을 이용해서 피스톤에 왕복운동을 일으킨 뒤 동력을 얻는 것처럼 가상의 증기기관 역할을 하는 스팀잇(steemit)이라고 불리는 미디어 플랫폼이 침체된 미디어 시장에 새로운 에너지를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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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기기관차가 증기의 팽창으로 얻은 에너지로 움직인다면 스팀잇은 다양한 글과 암호화폐의 보상을 통해 생태계를 작동시킨다

 


글을 쓰면 대가를 지급한다

 

글에 대한 대가를 독자들이 자발적으로 지급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사실 오래전부터 있었다.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시작한 오마이뉴스가 마음에 드는 기사에 독자들이 원고료를 지불 모델을 일찍부터 시작하였다. 오마이뉴스 홈페이지에서 글을 읽고 동감하는 독자는 1,000원부터 최대 10만원까지 원고료를 기부 형태로 지불할 수 있다.
이후에는 구글 애드센스와 같은 광고모델, 다음의 스토리 펀딩과 같은 크라우드 펀딩 개념의 보상 모델이 존재했다.

 

하지만 대부분 구글, 유튜브 등 플랫폼 기업들의 대부분의 이익을 가져가고 실제 플랫폼 활성화에 기여한 저자들이 가져가는 이익은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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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록체인 기반의 미디어 플랫폼, 스팀잇

 

2016년 오픈한 블록체인 기반의 스팀잇은 이른바 좋아요(여기서는 upvote)를 많이 받는 글에 대해 암호화폐인 스팀, 스팀달러, 스팀파워를 지불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착안하였다. 또한 좋아요를 클릭하는 사람에게도 어느 정도의 보상을 암호화폐로 지불하였다.

 

그리고 몇가지 활성화 정책을 적용하였다. 예를 들어 어떤 글을 스팀잇에 등록하여 다양한 독자들로부터 100스팀달러를 얻었다면 그중 25%인 25스팀달러를 자신의 글에 좋아요(upvote)를 해준 사람인 스티머(steemer)에게 분배되고 나머지 75스팀달러만 포스팅 후 7일 후에 저자의 전자지갑에 입금되는 방식이다. 스팀달러를 현금화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스팀잇 내에 있는 거래사이트를 통해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으로 전환한 뒤, 이를 국내 거래사이트로 송금해 판매하면 현금 인출이 가능하다.

 

스팀의 시장가치는 2017년 8월 3억 달러에서 2018년 2월 12일 현재 10억 1,657만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 돈으로 1조가 넘는다.

 


스팀잇에서 사용하는 용어

 

스팀잇이라는 블록체인 기반의 미디어 플랫폼 작동원리를 알기 위해서는 아래 3가지 용어에 익숙해져야 한다. 

 

▶ 스팀(steem) : 스팀잇을 작동시키는 증기와 같은 역할을 담당하는 steem은 스팀잇에서 거래되는 일종의 내부 암호화폐, 즉 토큰이다. 스팀은 스팀파워로 파워업을 할 수 있으며 스팀달러로 거래할 수 있다.

 

스팀파워(steem power) : SP라는 약자로 불리는 스팀파워는 유저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수치로 스팀파워를 많이 보유할수록 포스팅이나 코멘트의 가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스팀파워를 많이 보유한 사람이 어떤 글에 투표를 하게 되면 해당 포스트가 받는 보상이 증가하는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내가 올린 포스트에 스팀파워가 50인 사람과 스팀파워가 500인 사람으로부터 동시에 투표를 받았을 때 스팀파워가 500인 사람으로부터 투표 받았을 때 해당 포스트에 매겨지는 달러 가격이 높아지게 된다.

스팀달러(steem dollar) : SBD라고 불리며 $1의 가치와 동일하도록 설계된 또 다른 암호화폐이다. 암호토큰인 스팀의 가치가 유동적이기 때문에 실물 화폐와 같이 화폐가치가 비교적 안정적인 스팀달러를 개발했다고 한다. 스팀잇은 내부에서 스팀/스팀달러 거래를 가능하게 하여 외부 거래소의 특정인에 의한 시장가격 조작을 어렵게 만들어 보다 안정적으로 시장가격을 형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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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팀잇 창업자인 네드 스콧

스팀잇 창업자인 네드 스콧은 "저자에게 제3자나 광고 없이 콘텐츠 그 자체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고 말하며 "양질의 콘텐츠를 보유한 크리에이터를 스팀잇 플랫폼으로 끌어들이고 긍정적인 온라인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서비스 출시 배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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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호토큰 스팀(steem) 차트


스팀잇 플랫폼의 4가지 특징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와는 차별화되는 스팀잇의 특징은 크게 4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번째는 콘텐츠에 대한 필터링 기능을 커뮤니티가 담당한다.
일반적으로 포털이나 페이스북 등에 등록되는 불건전한 정보들은 내부 특정 부서나 소프트웨어에 의해 검열되고 삭제된다. 스팀잇은 이와 같은 기능을 스팀잇에서 활동하는 다수가 담당하고 있다.  

두번째는 콘텐츠에 대한 보상 시스템이다.
아티클을 작성한 저자뿐만 아니라 댓글을 단 사람도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세번째는 영향력에 따른 랭킹시스템이다.
이른바 좋아요 기능인 업보트를 많이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팀파워가 큰 스티머에게 업보트를 받아야 높은 보상으로 이어진다. 업보트 수가 아니라 얻은 스팀파워 크기에 비례해 보상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스팀잇에 많은 기여를 한 사람일수록 스코어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네번째는 모든 데이터가 공개돼 있다는 점이다.
페이스북의 경우 설정에 따라 나만 보기, 친구인 사람만 보기, 전체 보기 등을 선택할 수 있지만 스팀잇에 등록된 글은 회원가입 없이도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물론 댓글작성이나 업보트의 경우에는 로그인을 해야 한다. 


회원가입 어떻게 하나?

회원가입은 간단하다. 닉네임과 이메일 주소를 입력하고 휴대전화 인증을 거치면 된다.

다만 실제 컨펌 메일이 도착하는데 시간이 다소 걸린다. 며칠 만에 오기도 하고 운이 나쁘면 몇 주가 걸리기도 하니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야 한다.

스팀잇은 비밀번호를 긴 문자열로 지정해주고 이용자가 임의 변경할 수 없기 때문에 비밀번호를 잘 저장 해둬야 한다. 스팀잇에는 아직 한글로 된 자료가 많지 않고 글을 작성할 때도 매우 불편하다. 네이버와 다음에서 제공하는 거의 모든 기능을 편리하게 제공하는 에디터에 익숙한 국내 이용자들은 20년 전으로 돌아간 구형 에디터와 폰트를 사용해야 해서 불편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또한 글 작성 후 태그에 kr, kr-join과 같은 태그를 달아주지 않으면 한글로 작성한 포스트는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반면 특정한 누군가가 아닌 시스템이 보상하기 때문에 스팀잇을 이용하는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플랫폼 특유의 네트워크 현상과 Lock-in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어 기존의 페이스북과 같은 거대 SNS 기업들의 존재감은 예전과 같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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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팀잇 한글 페이지


실제로 돈은 벌 수 있나?

2018년 2월 기준 전세계 스팀잇 이용자수는 약 100만명으로 추산되며 국내 이용자도 10만명을 넘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팀잇 방문 국가 트래픽이 가장 높은 곳은 미국에 이어 한국이 2위를 차지하고 있고 전체 방문자 트래픽의 11.2%가 한국에서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스팀잇에 글을 올렸다고 누구나 스팀이나 스팀달러와 같은 암호화폐를 얻어서 부자가 될 수는 없다. 초보자들은 거래소에서 스팀을 구매해서라도 스팀파워를 키우지 않으면 좋은 글을 등록하는 것만으로는 돈을 벌기에 어려운 구조다. 좋은 글도 많이 등록하고 다른 사람이 올린 글에 투표도 많이 해야 한다. 무엇보다 스팀달러를 많이 보유한 영향력이 있는 스티머로부터 투표를 받아야 하는데 대부분의 등록된 콘텐츠가 영어이다 보니 한글 콘텐츠로는 많은 투표를 받기에 한계가 있다. 

실제로 제프 버윅(jeff Berwick)이라는 캐나다 사업가는 스팀잇에 올린 자신의 글로 반나절 만에 1만 5,000달러 정도를 벌었다고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런 사례가 아직 없다. 아직 한글로 된 자료가 많지도 않거니와 인터넷에서 볼 수 있는 글과 차별화가 부족하여 대부분이 스팀 지급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IT 업계에서 활동하는 인기 블로거 몇몇이 스팀잇에 계정을 개설하고 글을 올리고 있지만 포스트당 많아야 몇십 달러 수준이다.

2018년 2월 12일 현재 1스팀은 국내에서 4,46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1스팀달러는 5,060원에 거래되고 있다. 둘 모두 리플과 에이다 등 주요 암호화폐보다 더 비싸게 거래되고 있으며 업비트 등 국내거래소를 통해 현금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스팀잇, 차세대 페이스북이 될 수 있을까?

자신만의 콘텐츠를 보유한 크리에이터라면 이제 출판사나 포털, 페이스북 등을 통하지 않아도 내 글을 좋아해주고 지지해주는 독자들과 직접 만날 수 있고 소통할 수 있다.

구글 애드센스를 붙이지 않아도 자신의 창작 활동에 대한 대가를 다수의 스티머들로부터 받을 수 있어 스팀잇과 같은 블록체인 기반의 미디어 플랫폼은 앞으로 더 매력적인 플랫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스팀잇의 비즈니스 모델에 끌린 국내 스타트업들도 비슷한 블록체인 기반의 한글로 된 미디어 플랫폼을 오픈하고(물론 국내는 ICO가 허용되지 않아 싱가포르 등 해외에 본사를 두는 방식) 자체 암호토큰을 곧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소셜미디어가 인기를 끌면서 다양한 소설미디어들이 경쟁을 벌이다가 페이스북이 시장을 독차지한 것처럼 블록체인 기반의 미디어 플랫폼도 앞으로 수십개의 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에는 스팀잇도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이다. 


자신만의 콘텐츠를 가진 크리에이터라는 한쪽 side와 이들이 작성한 콘텐츠를 좋아하는 일반 독자라는 다른 쪽 side를 서로 연결시켜 동시다발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 소셜미디어에서는 볼 수 없는 차별화된 전문 콘텐츠를 가진 강호의 고수들을 한쪽 side로 끌어와서 이들이 직장생활을 하지 않아도 마음껏 자신의 콘텐츠를 작성해도 생존할 수 있는 경제적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어야 한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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