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탈바꿈 전략: 열어라(Open Innov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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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탈바꿈 전략: 열어라(Open Innovation)
  • 박소연 컨설턴트
  • 승인 2018.08.08 06:16
  • 조회수 2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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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은 2017년에 미국에서 가장 큰 유기농 식품 체인 홀푸드(Whole Foods)를 137억달러에 인수한데 이어서, 2018년 6월에 온라인 약국 필팩(PillPack)을 약 10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2017년 필팩의 매출은 1억 달러, 이용자는 4만명 수준이지만, 아마존의 필팩 인수는 의약품 유통업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월그린 등 미국 내 드럭스토어의 주가는 10% 이상 급락했다. 홀푸드 인수를 계기로 Amazon Go가 AI(Artificial Intelligent)를 기반으로 한 기술혁신을 통해 식료품 유통시장의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와 설레임이 의약품 유통업계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또한 의약품 공급과 유통업체들로 구축된 강한 유착관계를 무너뜨리기에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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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아마존의 필팩 인수와 제약관련회사 주가 변동  (출처: AlphaStreet)

이처럼 현재 전 세계적으로 대부분의 기업들이 디지털 기술을 중심으로 한 비즈니스 탈바꿈을 진행하고 있다. 말 그대로 기술이 대세인 시대다. 기술은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요인 중 하나이며, 또한 세상의 변화 속도를 점점 가속화하는 도구이다. 앨빈 토플러가 자신의 저서 『미래 쇼크』를 통해 언급했듯이 기술은 생활의 속도를 점점 가속시키고 있다. 빠른 것이 느린 것을 잡아먹는 세상이 된 것이다. 기존 기업이 ICBM(Internet of Things, Cloud, Bigdata, Mobile)을 비즈니스에 어떻게 적용시킬까 고민하는 순간에, 시장에는 스타트업 혹은 ICT기업은 이미 새로운 비즈니스를 출시하고 있다. 그만큼 기술은 세상을 빠르게 Updating하며 미래를 Re-booting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데 그 원동력은 무엇일까? 이번 글에서 디지털 탈바꿈의 원동력, 개방형 혁신을 중점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을 소개하고자 한다.


왜 소비자는 트로브(Trov)에 끌리는가?

미국 인슈어테크 스타트업 기업인 트로브(Trov)는 온디맨드 보험 서비스 유형의 일종으로 고객이 소유한 담보물에 대해 파손, 분실, 도난 등의 위험에 대비할 수 있는 단기간의 보험 서비스를 제공한다. 본인의 소유물을 트로브 앱에 등록한 후 파손 등의 우려가 발생될 수 있는 시간에 언제든지 보장 버튼 하나로 보험을 적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년치의 카메라 보험 서비스에 가입하는 것이 낭비인 고객은 휴가 기간 동안만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고객 입장에서 보면, 기존 보험상품이 지원하지 않는 상품도 보험에 들 수 있다. 또한 필요 이상으로 긴 보장 기간, 이에 따른 높은 보험료 등의 페인포인트를 피할 수 있다. 인슈어테크 기업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채널 혁신, 알고리즘, 새로운 데이터 획득 방법 등을 통해 비대면 Full 프로세스를 구현함으로써 보다 쉽게 고객을 접하고 미래에 비즈니스를 확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되어 기존 보험사를 위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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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Trov

나이키는 왜 아이팟(iPod)을 생각했을까?

나이키와 애플이 협업한 사례는 매우 유명한 일화다. 당시 나이키 직원들은 공원에 나가 조깅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관찰했다. 그들이 주로 언제 조깅을 하는지, 조깅 습관과 행동은 어떤 요인에 영향을 받는지 등등 면밀히 조사를 하다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음악을 들으면서 조깅한다는 사실과 그 중 50%가 아이팟 사용자라는 점을 밝혀냈다. 나이키는 애플과 협력해 ‘나이키 플러스 스포츠 킷(Nike Sports Kit)’이라는 신규 상품과 서비스를 출시했다. 러닝화 밑창에 센서를 부착하여 운동 패턴과 속도를 측정했으며, 완주 후 기록된 데이터가 아이팟과 아이튠즈에 연동되어 자신의 조깅 행동을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고안했다. 결국 나이키는 본 서비스를 출시한 후 러닝화 시장에서 13%의 성장세라는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냈다.

이러한 점에서 디지털 기술요소를 중심으로 한 이종 업종간의 상호협력은 새로운 고객경험과 서비스를 창출하여 레드오션인 시장하에서도 얼마든지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고객을 둘러싼 주변 상황을 관찰하고 패턴을 발견하여 다양한 씽킹을 통해 아이디어를 수집하고 개발함으로써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고객경험으로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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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나이키 플러스 스포츠 킷


스티치픽스(Stitch Fix)는 어떻게 급성장 할 수 있었을까?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사례 중에 패션 업계도 빼놓지 않을 수 없다. 영국 기업 버버리(Burberry)는 애플의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해 굳이 매장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앱을 통해 매장을 체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고, AI와 빅데이터를 통해 디지털 미디어 컴퍼니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외에 미국 기업 타미힐피거(Tommy Hilfiger)는 IBM, FIT(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와 파트너십을 맺고 패션 트렌드 파악, 소비심리 분석 등 자사의 매출 성장에 기여하는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요즘 미국에서 대대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패션 스타트업 중에 하나는 스티치픽스(Stitch Fix)이다. 스티치픽스는 AI 빅데이터와 사람의 직관적 판단을 통해 고객의 패션 성향을 반영한 퍼스널 패션 스타일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주 고객층은 쇼핑 시간이 없거나 복잡한 쇼핑 과정을 즐기지 않는 주부가 대상이며, 5가지 아이템을 미리 배송하여 체험한 후 구매여부를 결정하는 큐레이션과 서브스크립션 서비스를 제공한다.

본 플랫폼의 핵심 요인은 알고리즘이다. 고객과 상품, 고객과 스타일리스트를 매칭하는 추천 알고리즘과 고객과 물류 간의 로지스틱스 알고리즘, 수요와 재고 간의 수요 예측 알고리즘의 촘촘하고도 연결된 빅데이터 분석 기반 모델을 통해 보다 빠르게 취향을 저격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스티치픽스는 기존의 쇼핑방법을 바꿔나가고 있다. 매장을 이리저리 둘러보고 Fitting Room을 수 번 넘나들며 옷을 고르는 행태에서 이제는 간단히 집에서 받고 보내며, 내게 맞는 옷을 손쉽게 맞춰 입을 수 있는 방법으로 탈바꿈 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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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Data Science at Stitch Fix (출처: Goodwater)

LG디스플레이는 왜 스타트업과 손을 잡았는가?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스타트업의 혁신 에너지를 활용한 새로운 성공 모델을 만들겠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 혁신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이다.” 라고 말했다. 중국발 저가 액정표시장치(LCD, Liquid Crystal Display)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LG디스플레이의 전략은 스타트업의 사업 아이디어를 채택하는 것이었다.

 

LG디스플레이는 대덕연구개발 특구에 소재한 스타트업 “에스큐그리고”는 LG디스플레이가 기존에 보유하고 있었던 크리스털 사운드 올레드(Crystal Sound OLED) 기술에 주목했다. OLED 패널을 진동판 역할을 하도록 하면 기존 음향 방식보다 뛰어난 음질을 제공할 수 있는 기술이다. 패널 전면부에서 음향이 발생하기 때문에 사용자에게 몰입감있는 사운드를 제공할 수 있다. 에스큐그리고는 CSO 기술 원리를 향상시켜서 초슬림, 초고화질, 고음질의 빌트인 OLED TV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을 제안했다. LG디스플레이는 에스큐그리고의 제안을 주의 깊게 바라봤고, 개발 가능성과 비즈니스 관점의 성공 가능성을 판단하여 상호 협업을 결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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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LG디스플레이의 스타트업육성프로그램 드림플레이 수상업체

위 사례가 주는 교훈

2003년 미국 헨리 체스브로 교수가 처음 제시한 개방형 혁신은 혁신 속도를 높이고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기 위해 외부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출발했다. “최고의 전문가들이 모두 우리 회사 내에 있는 건 아니다”라는 점을 모토로 내걸고 급변하는 최신 기술 및 고객 니즈에 대응하는 솔루션을 비용 효율적으로 탐색하고 집단지성을 활용하여 다양한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수집할 수 있다는 것에 장점이 있다.

지털 시대에는 우리가 관습처럼 실행해왔던 폐쇄적 집단지성으로는 한계가 있다. 인재를 모으고 그 자원을 바탕으로 조직과 프로세스, 시스템을 효율적이며 효과적으로 구축하여 시장에서 경쟁했다. 그러나 지금은 기술로 인한 변화속도가 가속화되어 우리가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변해가고 있다. 디지털을 활용하여 비즈니스를 재정의해야 하는 시대에서 지금껏 홀로 독립적으로 열심히 살아왔다면 앞으로는 함께 연결되어 협업하면서 살아가는 생존 방식이 점점 유효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원가, 차별화 등의 전통적인 경쟁우위 전략에서 네트워크, 기술, 인프라 등의 새로운 경쟁 전략에 치중하여 서로 이익을 향유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이 주효할 것으로 생각된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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