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경영, 품질에서 디자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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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경영, 품질에서 디자인으로
  • 이준한 이사
  • 승인 2019.01.11 06:48
  • 조회수 2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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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이다. 디지털 시대는 디지털 경영이 필요하다. 경영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경영 패러다임 변화는 실질적인 경쟁 가치를 만들어내고, 지속 가능한 성과를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전사 차원에서 전략적 대응을 필요로 한다.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기업들은 트렌드에 따라가는 식이거나, 최고 경영자의 관심을 충족시키는 차원에 그치고 있다.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이 성공을 거두려면, 노우와이(Know why)를 바탕으로 경영철학, 리더십 등의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노우하우(Know How)를 도입하는 것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전통적 경영 패러다임: 품질경영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되어야 할 근본 원인을 밝히려 했던 에드워드 데밍의 노력은 원칙과 철학뿐만 아니라 실험을 계획하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기법들을 발전시킴으로써 경영 기법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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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Total Quality Management Process
(출처: ‘Synergistic effects of Total Quality Management and Operational Risk Management in Central Banks’, Radoica Luburic (2012))


데밍은 품질은 고객이 기대하는 요구수준을 충족시키는 것으로 정의하였고, 균일성, 예측성, 신뢰성 등을 품질 기준으로 제시하였다. 또한 매우 치밀하고 난이도 높은 분석적 통계 기법들을 적용해 일본 제조업의 부흥을 이끄는 견인 역할을 했다.


1987년 미국 레이건 행정부와 의회는 미국의 경제 성장 둔화를 극복하기 위해 데밍이 주도한 일본의 품질관리 프랙티스를 연구하였다. 이를 토대로 품질경영모델을 만들었고, 당시 상무장관 말콤 발드리지의 이름을 빌어, ‘말콤 발드리지상’으로 제정하였다. 말콤 발드리지 모델은 리더십, 전략, 고객 및 시장 초점, 정보 분석 및 지식경영, 인적자원 관리, 프로세스 관리, 사업의 균형적 성과의 7가지 영역에서 수행하여야 할 항목을 평가요소로 정의하고 있다. 품질 경영을 달성하기 위한 기법으로 식스시그마, 창의적인 문제해결을 위한 방법을 제공하는 TRIZ 등이 널리 사용되었다.


제품의 무결점 출시가 중요하던 시대에서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를 보다 빠르게 파악하여 신제품을 출시할 수 있는 ‘Time to Market’의 시대로 변화하면서 품질에 대한 재정의가 이루어졌다. 정량적이고 통계적인 품질 통제가 중점이던 전통적 품질관리에서 올바른 방향성, 차별화된 신제품의 적기 출시 등 경영의 품질이 더욱 중요한 경영 품질의 시대, 즉 ‘비즈니스의 탁월한 성과(Performance Excellence)’ 달성을 광의의 품질로 추구하는 시대가 되었다. 생명주기가 긴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보다 생명주기가 짧은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게 된 것이다.

 

디지털 경영 패러다임: 디자인 씽킹

제임스 애덤스 스탠퍼드대 교수는 ‘좋은 제품이란 무엇인가’라는 2012년 저서에서 가성비, 인간적합성, 장인정신, 인간의 감정과 욕구, 심미성과 세련미, 상징과 문화별 가치관 등의 기준을 제시하였다. 이는 품질 기준을 생산자 관점이 아니라 소비자 관점으로 정의한 것이다.

거 일류 기업들의 핵심 역량은 ‘High Implementation’이었다. 디지털 시대에 일류 기업이 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역량은 ‘High Concept’이다. 소비자와 공급자의 경계 변화, 제품 생명 주기 단축, 인간적 가치 다양성 심화,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한 데이터의 생산과 소비가 이루어진다. 전통적 품질 기준은 품질 통제를 통한 평균과 편차 유지, 예외적인 변동 등 이상치 최소화 등이었다.


디지털 시대는 바람직한 변화를 이끌어 내고, 혁신적 기획과 디자인을 탄생시키기 위한 ‘High Concept’ 역량이 중요하다. ‘High Concept’ 역량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강조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분석적 접근이나 통계의 가설 검증 등의 방법으로 증명하기는 어렵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현상을 진정으로 궁금해 하며 관찰하면서 이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논리적인 비약, 경험을 통해 축적된 전문적 직관을 통해 나올 수 있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 ‘디자인 씽킹’이 등장했다. 디자인 씽킹은 공감(인터뷰, 관찰, 경험), 정의, 구상(가능성 제시, 아이디어 선택), 프로토타입, 테스트 단계 등을 반복적으로 수행한다. 시장을 빠르게 읽고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한 방법으로서 디자인 씽킹은 산업을 구분하지 않고 확산되는 추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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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디자인 씽킹 프로세스
(출처: https://blog.movingworlds.org/human-centered-design-vs-design-thinking-how-theyre-different-and-how-to-use-them-together-to-create-lasting-change/_

 

품질경영과 디자인 씽킹

추구해야할 품질 특성 및 강조점은 시대에 변화에 맞춰 달라지지만, 소비자가 인지하는 품질 특성인 본원적 기능 품질, 부가적 기능 품질, 감성 품질, 내구성(신뢰성) 등의 요소는 기본적으로 충족시켜야 할 대상임은 여전하다. 시대는 광범위하게 그리고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품질경영 모델에서 제시된 평가 항목은 여전히 유효하다. 고객과 시장을 초점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경험 지식을 활용하여 미래 방향이나 제품 및 서비스를 기획하고 마케팅을 수행하며 인적자원과 프로세스를 관리해야 하는 것도 여전히 중요하다.


디지털 시대는 고객 세대의 변화와 기술의 발전에 따른 시장의 니즈에 적합한 서비스와 상품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전체 품질경영 프로세스에서 생산 단계보다 기획 단계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가 된 것이다. 기획 단계에서도 데이터 기반의 분석은 활용 가치가 크다. 디지털 경영 프로세스는 품질경영 프레임워크에 디자인 씽킹을 내재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품질 경영 모델 프레임 내에 ‘디자인 씽킹’을 핵심 프랙티스로 포함시킨다.
경영지표를 분석하여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데이터 분석을 포함시킨다.


디지털 경영 시대는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빨리 적용하는 것이 핵심이라기 보다는 사용자 중심의 공감을 통해 어려운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정의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빠르게 도출하여 검증하고 실행하여, 품질경영 모델들이 요구하는 우수성과 달성을 위한 변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 핵심 전략이 될 것이다.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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