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Zero)에서 영웅(Hero)으로, 샤오미의 New 리테일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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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Zero)에서 영웅(Hero)으로, 샤오미의 New 리테일 전략
  • 이승준 교수
  • 승인 2019.01.25 01:30
  • 조회수 2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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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샤오미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사실이 2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샤오미의 가성비 높은 전자제품을 ‘대륙의 실수’로 착각하고 있다. 알고보면 대륙의 실수가 아닌 “대륙의 실력”이다. 2010년 설립된 샤오미(Xiaomi, 小米)는 창업 4년 만에 세계 스마트폰 시장 4위, ‘미밴드’로 스마트밴드 세계 시장 2위를 기록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버드경영대학원(HBS)은 설립 7년만에 글로벌 Tech Giant가 된 샤오미를 “제로에서 시작해서 영웅이 되었다”고 치켜세웠다. 이제 샤오미는 더 이상 대륙의 실수도, 애플 짝퉁도 아닌 삼성전자와 애플을 긴장시키는 무서운 아이돌로 성장하였다. 

두번째 오해는 샤오미를 일반 제조기업으로 알고 있는 점이다. 샤오미는 겉으로는 제조기업처럼 보이지만 소프트웨어 기업, 또는 플랫폼 기업이라고 부르는 것이 정확하다. 그 이유는 샤오미는 자체 생산 공장이 없기 때문이다. 샤오미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MIUI OS를 보다 편리하게 업그레이드하는데 주력하고 제조는 폭스콘(Foxconn)과 잉화다(Inventec Appliances Corporation)같은 EMS 업체에 위탁 생산하고 있다. EMS 업체는 부품의 구매부터 조립, 생산, 포장, 배송까지를 모두 맡는 턴키방식의 제조를 말하는데, 샤오미가 설계도만 갖다 주면 제조부터 배송까지 알아서 해준다. 스마트폰 판매도 다른 경쟁기업들이 공장에서 만든 제품을 이통사 대리점을 통해 유통시킬 때 샤오미는 자체 온라인 몰과 3rd 파티 온라인 몰, 그리고 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직접 유통하여 비용을 절감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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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샤오미 MIUI 10 OS

샤오미 MIUI는 안드로이드 오픈 소스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한 자체 개발 안드로이드 기반 커스텀 펌웨어로 안드로이드의 개방성과 애플의 UX·UI를 잘 접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직접 보면 안드로이드보다는 애플 iOS와 비슷하다. MIUI OS는 전 세계 3억명의 액티브 유저를 보유하고 있으며 매주 1회 업데이트를 실시한다. 샤오미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월~수요일 동안 코딩을 하고 목요일에 테스트를 거쳐 금요일에 업데이트 버전을 오픈하는데 주말 동안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받아 다시 개발에 돌입하는 패턴 유지하고 있다. 이런 사실은 샤오미가 전 세계 기업중 린스타트업 개념을 가장 잘 이해하고 실천하는 기업으로 평가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Mi 스마트폰 등 핵심 제품만 직접 관리하고 나머지 Mi 브랜드가 붙은 생활가전, 스마트 헬스, 전자기기 등은 모두 400여개에 달하는 3rd 파티 기업들이 만들고 있다. 샤오미는 이들 기업에 투자를 해서 거대한 샤오미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성공했다. 샤오미 웨어러블, 배터리팩, 공기청정기, TV 등의 수많은 제품은 모두 샤오미와 창업자 레이쥔이 설립한 ‘웨이 캐피탈’이 투자한 회사에서 만들고 있다. 화미(미밴드), 칭미, 란미 등 샤오미(小米)처럼 쌀 미(米)자로 끝나는 이름의 회사가 13개에 달하는데 이들이 웨어러블, TV, 랩톱 컴퓨터 등 샤오미 주요 제품을 만드는 주인공으로 이중 화미(Huami)는 2018년 2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해 이미 글로벌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으며 Smart Mi, ZMI, NINEBOT 역시 글로벌 유니콘으로 성장하였다.

샤오미 기업생태계의 특징은 한마디로 ‘투자 인큐베이션’으로 정의할 수 있다. 모든 생태계 참가 기업에게 브랜딩, 서플라이체인, 채널, 투자&파이낸싱 등 비즈니스에 필요한 거의 모든 부분을 지원한다. 이런 사실 때문에 해외 언론에서는 샤오미를 아마존 애플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를 합친 기업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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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일반 제조기업 vs. 샤오미

샤오미의 New 리테일 전략
 
샤오미의 리테일 전략은 독특하다. 초기 온라인 판매 중심 전략을 버리고 2015년 9월 북경에 애플스토어 같은 세련된 분위기의 ‘Mi Home(샤오미의 집)’ 매장을 오픈하여 고객들이 샤오미 제품을 실제로 체험해 보고 살 수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 운영하고 있다. 샤오미는 2018년 5월 기준 중국 50개 도시에 400여개의 Mi Home을 오픈했으며 2019년 1,000개의 Mi Home을 오픈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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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샤오미 New 리테일 전략 (출처: Fung Business Intelligence 자료 재구성)


샤오미의 New 리테일 전략은 크게 4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번째는 트래픽 흐름 증가다. 샤오미는 Mi Home의 위치를 전략적으로 자라, 유니클로, H&M과 같은 패스트패션이나 스타벅스 매장 인근에 오픈한다. 그 이유는 젊은층이 많이 방문하는 SPA 브랜드나 스타벅스 매장과 가까이 있으면 이들이 옷을 보러오거나 커피를 마시고 나서 자연스럽게 근처에 위치한 Mi Home으로 발길을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Mi Home에는 스마트폰뿐 아니라 수명이 짧은 이어폰, 안경, 가방, 칫솔, 면도기, 밴드 등 제품도 같이 취급하여 고객들이 한 달에 한 번은 매장에 방문하도록 유도했다. 이러한 트래픽 흐름으로 매장당 연평균 100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단위 면적당 매출액은 애플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두번째는 전환율 상승 전략이다. 고객들의 잦은 방문을 위해 샤오미는 매장에 전시된 제품을 자주 업데이트하고 온라인 몰에서 잘팔리는 제품 중심으로 200~300개 제품만을 집중 전시하고 카테고리별로 가성비가 뛰어난 킬러 제품을 곳곳에 배치시켜 고객들의 눈길을 끄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또한 매장 직원들은 상품 판매보다는 방문객들이 샤오미 모바일 앱을 설치하고 온라인에서 주문하도록 유도하고 테크니컬 서포트나 궁금한 점을 해결해주는 일종의 컨시어지 역할에 치중하고 있다. 다시 말해 매장 직원들은 단순한 판매원이 아니라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주고 오프라인 세상에서 온라인 세상으로의 연결을 안내하는 패스파인더 역할을 하고 있다.  

세번째는 판매 증가 전략이다. 샤오미 모든 제품은 Mi 앱 또는 Mi AI 스피커를 통해 제어할 수 있도록 기술적으로 연계하여 제품 자체의 경쟁력보다 샤오미 전체 생태계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전형적인 플랫폼 비즈니스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샤오미 전동 자전거, 스쿠터, 노트북 컴퓨터, TV, 드론 심지어는 전기밥솥, 공기청정기, 정수기, 전동칫솔 등 모두가 샤오미 스마트폰으로 조작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IoT) 제품이다.

샤오미는 이미 400여개 제조 파트너를 보유한 세계 최대 규모 IoT 생태계 구축했으며 2019년부터 5년간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을 결합한 'AIoT'에 1조6천 억 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미 2018년 기준 3,400만명이 AI 지원 샤오미 제품 월 1회 이상 이용하고 있다. 샤오미의 사물인터넷 서비스에 등록된 기기수는 2018년 말 현재 8,500만개로 이는 애플도 해내지 못한 세계 최대 실적이다.

네번째는 반복 구매 권장이다. 샤오미는 온라인 및 오프라인 채널에서 가격 일관성을 유지하고 모든 채널의 원활한 통합을 위해 많은 노력을 시도했다. 예를 들어, 매장의 판매 사원은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샤오미 앱을 다운로드하도록 고객을 안내하는데 이는 고객의 트래픽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유도하는 데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샤오미 New 리테일 플래그십 스토어

2018년 5월 중국 선전에 오픈한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이러한 샤오미의 New 리테일 전략을 확인할 수 있다. 샤오미는 뉴욕시 5번가 애플 플래그십 스토어를 디자인한 디자이너 Tim Kobe팀에 의뢰하여 샤오미의 뉴 리테일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1층에는 이른바 킬러 제품은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헤드폰, 보조배터리 등을 전시하고 2층에는 스마트 리빙 관련 제품인 여행가방, 자전거, 탁상램프, 커피머신 등을 진열하고 있다. 이 곳에서 판매되는 모든 샤오미 제품에는 QR 코드가 부착돼 있으며 고객들은 샤오미 모바일 앱을 통해 QR 코드를 스캔 한 후, 고객은 위챗페이, 알리페이 등을 통해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 있다.

특이한 점은 매장내 5개의 80인치 대형 LED 스크린을 통해 사용자의 손동작과 이동 경로를 추적한 다음 사용자가 터치스크린에서 특정 제품을 손으로 터치하면 즉각 스크린에 해당 제품에 대한 정보와 스마트폰으로 주문할 수 있는 QR코드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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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중국 선전에 오픈한 샤오미 플래그십 스토어 매장

샤오미의 New 리테일 전략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국내 가전, 패션, 유통, 금융, 제조사 등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오프라인 매장이 더 이상 제품을 판매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제조와 유통이 결합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서로 연계되어 판매 그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고객 체험의 장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지만 직접 실행하기에는 어려운 과제다.


샤오미가 야심차게 도전하는 New 리테일 전략이 과연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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