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에서 테크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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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에서 테크핀으로
  • 투이컨설팅
  • 승인 2019.06.13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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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이컨설팅 최주연 책임

핀테크의 개념

핀테크(Fintech)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이다. 단어 그대로 해석하면 금융회사들이

사용하는 정보기술로 이해된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해석이다. 1990년대에 금융에서 사용하던 메인프레임을

핀테크라고 하지는 않는다. 모바일, 클라우드, 빅데이터, IoT, 블록체인 등이 핀테크의 대상이다.

한편으로 기존 금융회사가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여 상품 또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설명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것도 아니다. 핀테크는 기존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여 기존 금융회사보다 더 나은 방식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를 뜻한다. 기존 금융회사가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여 변화를 시도하는 것은

디지털 금융이라고 부른다.


핀테크 상품으로는 P2P렌딩, 지급결제, 송금, 온라인 자산관리, 크라우드 펀딩 등이 대표적이다.

핀테크 업체로는 트랜스퍼와이즈, 스트라이프, 리플, 소피, 비바리퍼블리카, 레이니스트 등이 있다.

테크라고 지칭할 때는 보통 핀테크 업체를 의미한다. 핀테크 업체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통해

금융소비자 및 기업들은 보다 쉽게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기존 금융회사들이 제공하지

않았던 자산관리 서비스를 통해 금융 자산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도 있다.

 

※ 참고


메리암 웹스터 사전에서는 ‘새롭게 개발된 디지털과 온라인 기술을 은행과 금융산업에 적용하는

기업 또는 상품(products and companies that employ newly developed digital and online technologies

in the banking and financial services industries)’으로 정의한다.

핀테크위클리는 ‘소프트웨어와 현대 기술을 이용하여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하는 사업. 핀테크 업체들은

은행들과 직접 경쟁하고 있다(Fintech describes a business that aims at providing financial services

by making use of software and modern technology. Fintech companies directly compete with banks).’고 밝혔다.

금융회사의 대응 전략

테크 업체들은 전 세계 모든 국가에서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디지털 서비스를 선호하는 밀레니엄 세대는 금융회사보다 핀테크 업체의 서비스를 더 선호한다. 금융 정책 당국은 핀테크 업체에 우호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 기존 금융회사들도 핀테크 업체와 경쟁하기 보다는 유망한 핀테크 업체를 발굴하거나 기존 핀테크 업체와 협업하는 전략으로 돌아서고 있다.

2015년 2월에 출시한 비바리퍼블리카의 간편송금 서비스 토스는 2018년 기준으로 누적 다운로드 2,100만건, 누적 송금액 27조원을 기록했다. 2018년 12월에 클라이너 퍼킨스 등으로부터 기업가치 12억달러(약 1조3천억원)를 인정받아서, 9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2015년 12월에 출시한 레이니스트의 자산 관리 플랫폼인 뱅크샐러드는 누적 다운로드 수 350만 건, 가입자수 300만명, 월간 활성 사용자수 150만명을 2019년 2월에 돌파했다.

어떻게 핀테크 업체는 철옹성 같았던 금융 산업에서 빠르게 자리잡을 수 있었을까?

첫째, 기존 복잡한 금융시스템에 얽매여 있는 금융회사들에 비해 핀테크 업체들은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여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재빨리 제공할 수 있다.

둘째, 수많은 복잡한 상품을 관리해야하는 기존 금융회사와 달리 핀테크 업체들은 제한된 금융상품을 제공함으로써 효율적 운영도 가능하다.

셋째, 다양한 채널을 활용하여 인터넷이나 모바일이 익숙한 젊은 세대들, 특히 은행 거래를 하지 않는 언뱅크드(unbanked)를 쉽게 사로잡으며 금융 서비스의 소비자군을 확대시켰다.

넷째, 정부 정책과 규제를 따를 수 밖에 없는 금융회사는 핀테크 업체에 비해 금융 서비스 제공, 신기술 적용 등에 자유롭지 못하다.

렇게 기존 금융회사보다 핀테크 업체가 금융서비스를 더 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면서 기존 금융회사들은 핀테크가 경쟁상대가 아닌 함께 해야하는 협력자임을 인정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기존 금융회사들은 핀테크 업체들과 협업하거나 인수하는 방법을 통해 궁극적으로 기술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하는 전략을 선택하였다. 전통적 금융회사들은 이러한 전략을 통해 고객층 확대, 비용절감, 서비스 혁신 기회 등을 얻고자 하였다.

Global Fintech Report에 따르면 핀테크의 위협에 대응하여 기존 금융회사의 82%는 앞으로 3~5년 내에 핀테크 업체와 협력할 계획이 있으며, 약 50%는 같은 기간에 신생 핀테크 업체를 인수할 계획이 있음을 밝혔다.


이러한 금융산업의 큰 흐름에 대응하여 세계적 금융회사의 리더들은 전통적인 은행에서 탈피하여 기술기업으로 거듭나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는 금융 라이선스를 갖고 있는 기술기업으로 우리자신을 봐야 한다. - Citi CEO Michael Corbat
우리는 기술기업이다. - JPMorgan CFO Marianne Lake
우리는 기술기업이다. 우리는 플랫폼이다. - Goldman Sachs CEO Lloyd Blankfein
우리는 금융 라이선스를 가진 기술기업이 되기 원한다. - ING CEO Ralph Hamers
만약 당신이 선도은행이 되길 원한다면, 기술기업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가능한 한 빨리 은행에서 디지털 기업으로 변해야 한다. - BBVA CEO Francisco González

테크핀의 등장

주로 IT 스타트업(핀테크 업체)들에 의해 금융서비스가 제공되던 핀테크에서 거대 기술기업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테크핀(TechFin)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테크핀은 기술기업이 제공하는 광범위한 서비스의 하나로 고객과 기술을 중심으로 하는 접근 방식을 통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2016년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은 테크핀은 금융기관이 아닌 다른 기업이 제공하는 금융서비스라고 정의하였다.


핀테크와 단어 조합의 순서만 바꾼 말장난 같은 테크핀, 둘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단어 조합의 순서에 의미가 있다. 핀테크는 더 나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최신의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스타트업을 의미한다. 테크핀은 거대 기술기업이 그들의 다양한 서비스 중 하나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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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핀테크와 테크핀 비교

테크핀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업체로 미국의 거대 IT 기업인 Google, Amazon, Facebook, Apple(약칭 GAFA), 중국의 거대 IT 기업인 Baidu, Alibaba, Tencent(약칭 BAT)가 있다. 이들 기업은 전자상거래, 소셜네트워크 등 금융 서비스와 관련 없는 사업으로 시작하여 거대한 플랫폼과 많은 고객, 다양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 기업의 금융 서비스는 기존 금융기관에 많은 영향력을 미치며 고객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구글, 아마존, 애플은 자사 온라인/모바일 지불 서비스를 중심으로 금융 서비스를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페이스북은 메신저 내 결제기능을 중심으로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아마존은 애플, 구글, 페이팔 등과 핀테크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FIN(Financial Innovation Now)를 조직하고 아마존 페이, 아마존 렌딩(대출) 서비스를 진행하는 등 금융 서비스 진출에 가장 적극적이다.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는 지급결제(payment), 자산관리, 보험 대출, 크라우드 펀딩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며 금융 생태계를 구축했다. 또한 인터넷은행 인가를 취득하여 각각 Baixin Bank(바이신은행), MYBank(저장왕상은행), WeBank(웨이중은행)도 운영 중이다.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는 이미 확보하고 있는 플랫폼, 폭넓은 고객, 고객의 다양한 데이터, 혁신 기술을 발판으로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며 경쟁력을 키웠다.

금융산업의 미래

금융회사만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던 시대는 끝났다. 이미 거대한 IT 인프라와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거대 기술기업의 테크핀 서비스는 기존 금융회사에게 큰 위협이 될 것이다. 최근 금융산업은 금융 상품이 아닌 기술이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술이 금융을 선도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들 또한 기존 금융회사를 이용하는 것보다 테크핀 서비스를 더 좋아하며 심지어 쉽게 이용할 수도 있다.


거대 기술기업은 더 많은 고객을 보유하고 있고 기술력도 더 뛰어나며 디지털 경제 속성에도 훨씬 더 익숙하다. 디지털 소비자들의 니즈를 더 빨리 알아채고 그들의 서비스에 반영시킨다. 상대적으로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 경직되어 있는 금융회사는 이들 기술기업과 협업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금융회사가 기술기업이 되는 것보다는 기술기업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쉽다. 최근 우리은행은 삼성페이와 제휴하여 환전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하였다.

핀테크와 테크핀은 금융산업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금융회사는 라이선스 기반 비즈니스 모델을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 규제가 완화된다고 하더라도, 풀 뱅킹 라이선스는 기존 금융회사에만 허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디지털 기술 역량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야 한다. 디지털 인재를 확보하고 육성하여야 한다. 또한 디지털 기술을 빠르고 쉽게 도입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애자일 조직과 프로세스를 도입하여야 한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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