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기업가치 급상승 톱10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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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기업가치 급상승 톱10 스타트업
  • 박서기 소장
  • 승인 2019.10.01 08:43
  • 조회수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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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의 성장가능성을 평가할 때 많이 사용하는 도구 중 하나가 해당 기업의 기업가치가 얼마나 큰 폭으로 상승하는지를 보는 것이다. 투자단계별로 기업가치가 얼마나 큰 폭으로 늘어났는 지를 살펴보면 성장가능성이나 해당 사업의 유망 정도를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미국 벤처캐피털(VC) 업계에서 사용하는 용어가 바로 ‘기업가치 상승배수(Valuation Step-up Multiple)’다. 국내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용어인데, 특정 투자단계에서 기업가치가 직전 투자단계에 비해 몇 배나 더 커졌는지를 측정한 수치다. 예를 들어 시드펀딩이 끝난 후 100억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는데, 이후 시리즈A 투자단계에서 5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는다면 이 회사의 Valuation Step-up Multiple은 5가 되는 셈이다.

최근 미국의 벤처투자정보 전문회사인 피치북(Pitchbook)이 발표한 ‘2019년 상반기 벤처캐피털 밸류에이션’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초기 투자단계의 Valuation Step-up Multiple 중앙값은 2.0x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후기 투자단계의 Valuation Step-up Multiple 중앙값은 1.6x인 것으로 조사됐다. 둘 다 전년에 비해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투자단계의 Valuation Step-up Multiple 중앙값이 후기 투자단계의 Valuation Step-up Multiple 중앙값보다 큰 이유는, 스타트업의 기업가치 상승률이 일반적으로 초기 투자단계에서 더 클 수밖에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업가치 수십 배 상승한 ‘대박’ 스타트업

Valuation Step-up Multiple이 크다고 해서 성공과 대박이 보장된 것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수많은 스타트업 중 상승배수가 톱 10에 들 정도라면, ‘대박’의 가능성을 어느 정도 인정받았다고 보아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2019년 Valuation Step-up Multiple이 가장 높은 스타트업들은 어디일까?


피치북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8월 기준으로 2019년 Valuation Step-up Multiple이 가장 큰 톱 10 스타트업은 △1위 뷰오리(Vuori) 35.11배 △2위 팹핏펀(FabFitFun) 34배 △3위 써드러브(ThirdLove) 27.5배 △4위 심플 밀즈(Simple Mills) 16.86배 △5위 패스트 라디우스(Fast Radius) 16.14배 △6위 뉴트라폴(Nutrafol) 14.42배 △7위 스테이츠 타이틀(States Title) 13.88배 △8위 아이크 로보틱스(Ike Robotics) 12.12배 △9위 포스트맨(Postman) 11.25배 △10위 택스자(TaxJar) 10.62배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1. 뷰오리(Vuori)
뷰오리는 2019년 8월 시리즈B 투자단계에서 기업가치가 1억6500만 달러였는데, 직전 투자단계의 기업가치는 고작 470만 달러에 불과했다. 35.11배 상승이라는 압도적 수치로 1위를 차지한 뷰오리는 활동적인 의류를 판매하는 온라인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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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기업가치 상승률 1위를 차지한 뷰오리가 판매하는 활동성 의류. 착용감이 우수하고, 운동효과가 높다는 평을 받고 있다.

2. 팹핏펀(FabFitFun)
팹핏펀은 여성을 위한 패션 및 미용 관련 제품을 1년에 4번, 계절별로 한 묶음씩 제공하는 여성용 라이프스타일 멤버십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계절당 49.99달러의 멤버십 비용으로 200달러 상당의 물건을 제공한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2019년 1월 시리즈A 투자단계의 기업가치는 전 단계(2500만 달러)에 비해 34배나 껑충 뛴 8억5000만 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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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팹핏펀이 계절별로 1년에 4번 공급하는 여성용 미용 및 패션 묶음 박스. 44.99달러의 멤버십 비용에 200달러 상당의 물품을 제공한다고 한다.

3. 써드러브(ThirdLove)
써드러브는 여성용 란제리와 속옷을 판매하는 회사로, 기존 브랜드보다 40가지나 더 많은 78가지 사이즈의 제품을 공급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2019년 2월 시리즈B 투자단계의 기업가치는 전 단계(2400만 달러)에 비해 27.5배나 늘어난 6억6000만 달러에 달했다.

4. 심플 밀즈(Simple Mills)
심플 밀스는 천연 재료로 만든 쿠키, 크래커, 프로스팅 등을 공급하는 식품 회사다. 심플 밀스는 2019년 1월 시리즈B 투자단계의 기업가치가 전 단계(1050만 달러)에 비해 16.86배 상승한 1억 7700만 달러에 달했다.

5. 패스트 라디우스(Fast Radius)
패스트 라디우스는 적층형 제조 기술 및 3D 프린터 전문 회사다. 최근 UPS와 손잡고 고객이 주문한 설계도 기반으로 3D 제품을 만든 후 UPS를 통해 고객에게 전달하는 주문 제작형 3D 프린팅 서비스를 선보였다. 패스트 라디우스는 2019년 4월 시리즈B 투자단계의 기업가치가 전 단계(2180만 달러)에 비해 16.14배 증가한 3억5200만 달러에 달했다.


6. 기타 스타트업
6위부터 10위까지는 기업가치 증가폭이 모두 15배 미만이었다. 6위 뉴트라폴이 14.42배 증가했으며, 10위 택스자르는 10.6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트라폴은 탈모 예방을 위한 모발 건강관리 제품을 공급하는 회사이다. 스테이츠 타이틀은 데이터 분석 전문 회사로, 부동산 거래를 위한 타이틀 검색, 에스크로 프로세스 생성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이크 로보틱스는 트럭운송 산업의 혁신을 위한 자동화기술 개발회사이다. 자율주행 트럭 개발 회사로 많이 알려져 있다.

포스트맨은 API 개발을 위한 협업 플랫폼 개발회사이며 전세계 40만개 이상의 회사에서 800만명 이상의 개발자가 2억5000만개 이상의 API를 포스트맨 기반으로 개발해 사용중이라고 한다. 택스자는 e커머스 판매액에 부과되는 세금을 쉽게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된 클라우드 기반의 세금자동화 플랫폼 공급회사다.

시사점

올 들어 기업가치가 급상승한 톱10 스타트업들의 대표적인 공통점 중 하나는, 고객 혹은 소비자의 목소리로부터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낸, 전형적인 아웃사이드인 방식의 신사업 추진으로 대박을 이끌고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활동성 의류를 만들어 큰 폭으로 성장한 뷰오리나 기존 브랜드보다 두 배 이상 더 많은 종류의 사이즈를 제공하는 여성용 란제리 제조회사인 써드러브가 그런 예라고 할 수 있다. e커머스 사업자를 위한 손쉬운 세금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택스자도 마찬가지다.


두번째는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 개발로 인기를 끌고 있는 유형이다. 자율주행 트럭 기술개발을 하고 있는 아이크 로보틱스나 API 개발을 위한 협업 플랫폼 개발회사인 포스트맨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혁신적인 기술 자체에 좀 더 포커스를 맞추고 있지만 이 두번째 유형도 결국 소비자의 요구에 집중했다는 점에서 아웃사이드인 방식의 신사업 전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업가치가 급상승한 톱10 스타트업 사례가 주는 가장 중요한 교훈은 이처럼 ‘소비자 혹은 사용자의 불편함에 주목하라’는 아웃사이드인 전략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점이다. 또 하나. 기업가치가 급상승한 스타트업 중 우리가 많이 주목하는 신개념 테마기업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유행 기술과 트렌드를 무작정 좇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점도 눈여겨 봐야 할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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