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느끼는 IT인력 고령화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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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느끼는 IT인력 고령화에 대한 단상
  • 이형로
  • 승인 2021.06.15 10:30
  • 조회수 3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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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고령화의 거센 물결은 IT분야도 마찬가지 일 것 같다. 같이 일하고 고민하고 회의했던 많은 고객들이 은퇴를 준비중이거나 은퇴했다는 연락을 받기도 한다. IT컨설턴트로써의 삶은 가장 큰 특징이 다양한 고객사에서 일하는 경험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필자가 경험한 IT인력 고령화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은 없는지 한번 살펴보고자 한다.

 

과거의 경험 : 나이가 많아서 고객이 부담스러워 한다?

과거라고 애기하기도 민망할 정도로 약 10년 정도전에만 해도, 컨설턴트 및 개발자의 나이가 프로젝트 투입에 장애물이 되곤 했다. 가장 큰 이유는 고객이 부담스러워 한다는 논리였다. 아무래도 고객보다 나이가 많으면 우리나라의 장유유서(?)의 문화 때문에 프로젝트 진행이 껄끄러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상황이 너무 많이 변했다. 일단, 개발자 등이 많이 부족하다. 그리고 사회전반적으로 고령화가 많이 진행되다보니 20~30대의 젊은 개발자나 컨설턴트보다는 중장년층의 개발자들이 훨씬 많이지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물론 고객사의 직원들도 고령화가 된 덕도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사회 전반에 걸쳐 불고 있는 고령화의 이슈도 IT는 비껴가기가 쉽지 않다. 현장에서 느끼는 IT인력들의 고령화 모습은 어떤지 살펴보고자 한다. 다른 분야와 달리 IT분야에서 가장 큰 특징은 본인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Skill Set)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생각보다 많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사례 1 : 개발 사이트에서 환갑을 맞는 개발자

얼마전 필자가 관리하고 있는 모 사이트에 개발자로 참여하신 직원이 환갑을 맞았다고, 개발팀 직원들이 같이 모여서 조촐하게 저녁을 먹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최근에는 개발경험이 풍부한 개발자는 나이에 관계없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 이유는 개발기간이 점점 짧아지고, 정해진 시간안에 완료해야 하는 범위가 넓어지기 때문에, 경험이 풍부한 개발자들이 우대를 받고 있다. 사실 가장 바람직한 개발자의 미래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최소 20~30년간 한 분야에 개발 전문가로 일해왔다면, 일반 개발자의 3~4배의 성과(performance)를 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그러한 사례를 현장에서 많이 보고 있다. 이제 나이를 잊고 평생 개발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사례 2 : 은퇴(명예퇴직 등) 후 컨설팅 회사나 개발자로 전환하는 고객사 직원

평생동안 IT를 경험한 고객사 직원도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곳으로 옮기는 일을 자주 보게 된다. 다만, 이러한 경우에는 평소 속해 있는 조직에서 실무를 놓지 않고, 꾸준히 자기개발을 수행한 경우라야 가능할 것이다.  단순히 관리역할만 수행하던 인력이 은퇴 후 개발자로 전환하는 경우는 크게 많지 않다. 
평소에 차세대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관리했던 고객사 직원이 컨설팅사의 PMO(프로젝트 사무국, Project management Office)등으로 참여하는 사례를 종종 보곤한다. 물론 평소에 개발사나 컨설팅사와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어야 함은 당연할 것이다. 또 하나의 사례를 본인이 정보계(EDW, Enterprise Datawarehouse)를 관리하다가, 대형 프로젝트의 데이터 이행 개발자로 은퇴 후의 삶을 설계하는 직원도 보게 된다.

이런 경우 본인이 퇴직 전 수행했던 경험의 노하우를 적극 활용해서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는 경우다. 이러한 사례는 IT분야에서는 점점 많아지고 일반화된 사례가 될 것이며, 국가의 미래차원에서도 바람직한 경우라고 할 수 있겠다.

 

사례 3 : 전혀 다른 인생을 준비하는 개발자

예전에는 IT개발자들은 3D직업의 하나로써 IT를 그만두면 대부분 통닭집을 한다는 우스갯소리를 많이 하곤했다. 하지만, 주변의 지인들이 은퇴 후 새로운 직업 또는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현업에 있을 때 은퇴 후 미래를 준비하는 개발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례는 본 투이톡의 범위가 아니므로 자세히 다루지 않겠다.

IT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은 타 영역보다 미래의 준비가 훨씬 수월하다고 볼 수 있다. 이를 고객사 관점의 직원과 수행사(개발사) 관점의 직원으로 나누어 생각해보자.

 

고객사 직원(甲사) 관점의 고령화 준비(제2의 인생 준비)

고객사 직원이라 하면 광의의 의미로 IT프로젝트를 발주하는 회사에 근무하는 직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회사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대부분 신분의 보장을 받고, 명예퇴직(55살)전까지는 안정적인 조직생활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이 직원들의 장점은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간접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IT시스템이 고도화 됨에 따라 정말 다양한 형태의 프로젝트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런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해 볼 수 있는 특권(?)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해당 회사의 업무 프로세스(비즈니스 로직)을 잘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미래를 준비하는 관점에서는 

첫 번째, 수행되는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하여 지식을 획득해야 한다

따로 시간을 내거나 공부가 필요없이 현재 참여하고 있는 프로젝트와 하고 있는 업무에 전문가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 방법이 가장 확실하고 충분한 지식을 획득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직원은 관리만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두 번째, 프로젝트에서 만나는 컨설팅사, 개발사 들과 지속적으로 의사 소통하여 기술셋(Skill Set)을 최신화해야 한다

아무래도 최신의 정보는 컨설팅사나 개발사들이 많이 가지고 있다. 이를 직원들과 지속적으로 의사소통하고 나에게 맞는 Skill Set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세 번째, 본인이 가지고 있는 노하우와 장점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이해하고 미래를 계획해야 한다

특정 업무지식과 노하우는 단기간에 성장되거나 배양되지 않는다.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야지만 그 결실을 맺을 수 있다. 본인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영역이 있고, 꾸준히 노력한다면 은퇴후에도 적정한 급여와 여유로운 생활이 가능한 분야를 충분히 찾을 수 있다.

 

수행사 직원(乙사) 관점의 고령화 준비(제2의 인생 준비)

이미 IT에서 개발자 등으로 근무하고 있다면, 그 일을 계속하는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요즘은 IT개발자가 부족해서 프로젝트 착수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미래의 준비 관점에서 본다면

첫 번째, IT변화의 방향에 대해 이해하고 최신 트렌드에 대한 지속적인 학습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COBOL개발자가 인기가 있었다면, 최근에는 Java개발자가 인기가 있다. 이처럼 개발 언어나 개발 방법론 등은 계속 발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Big Data와 AI(인공지능)분야의 개발자가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이러한 트렌드에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자기계발을 수행해야 한다.

두 번째, 업무에 능통한 분야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은행이라면 수신, 여신, 증권이라면 매매, 제조업이라면 물류, 자재 등 특정 업무에 정통한 분야가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핀테크와 비대면 사회가 열풍이라고 하지만 멀리 본다면 특정 업무의 전문지식을 가진 개발자가 장기적으로 오래 생존할 수 있을 것이다.

노령의 개발자가 청바지를 입고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있다. 이른바 구루(Guru)라고 불리는 IT의 전문가들이 강의나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나라도 저런 시대가 오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그러나 그런 시대가 생각보다 빨리 오고 있음을 현장에서는 느낀다. 

다만, 개개인이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IT인으로서의 미래는 생각보다 훨씬 더 풍요로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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