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터넷의 등장과 발전
인터넷은 너무나도 친숙한 용어이며 이미 우리의 일상 생활의 일부로서 활발히 이용중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장기화로 인한 언택트 활동의 증가로 인해 원격학습, 재택근무, 화상회의, 인터넷 쇼핑, SNS,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온라인 게임 등 비대면 서비스의 이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
이러한 서비스 이용의 증가와 함께 메타버스와 같은 새로운 서비스의 활성화 등 우리의 생활에서 인터넷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러한 인터넷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만들어지게 된 것일까? 세상을 바꿔놓은 대부분의 발명품들이 그렇듯, 인터넷 또한 냉전시대 군사목적으로 만들어진 ARPANET을 인터넷의 시작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ARPANET은 냉전시기 핵전쟁 등의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네트워크의 연구결과로 1969년 10월 29일 UCLA와 SRI 연구소간 연결로 시작되었다. 초기에는 컴퓨터와 단말기 간, 컴퓨터와 컴퓨터의 연결이 시작이었고 서로 떨어진 것들을 연결하고 정보를 서로 주고받는 것이 핵심이었다.
인터넷은 군사용 또는 연구용의 소규모 통신망을 상호 접속하는 형태에서 점차 발전하여 전 세계를 망라하는 거대한 통신망의 집합체가 되었다.
1990년에는 영국의 팀 버너스리에 의해 WWW(World Wide Web)이 등장하면서 네트워크 기술에 한 단계 진일보한 기술이 부가되었다. 이를 통해 기존의 교육이나 공공목적으로 주요 사용되던 네트워크 기술에 민간기업의 참여로 상업적 목적의 온라인 서비스가 추가되고, 인터넷을 보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브라우저로서 1993년 모자이크(Mosaic)가 출시되면서 사용자가 급증하였다. 1994년에는 대표적 검색서비스인 야후가 등장했고, 한때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익스플로러(IE)와 양대 웹브라우저로 간주되었던 넷스케이프(Netscape)가 선을 보였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웹 기술과 이를 통한 서비스 및 비즈니스의 발전 과정을 나누어 설명할 때 웹1.0과 웹2.0으로 구분해왔다.
웹1.0은 1990년대 중반부터 1998년 무렵까지의 웹 생태계를 의미하며 웹 브라우저와 전자상거래 사이트 중심의 읽기 중심의 웹 시대를 의미한다.
웹2.0은 1999년부터 현재의 웹 생태계를 의미하며 스마트 폰을 통한 모바일 인터넷의 확산, 페이스북의 성공을 통한 소셜 네트워크의 성장과 이에 따른 웹 생태계의 개인 참여 확대 그리고 클라우드 서비스가 일반화되면서 다양한 P2P 서비스와 O2O 비즈니스 모델의 성장 시기를 의미한다.
웹 2.0 시대에는 참여, 공유, 개방이 특징으로 네티즌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정보를 만들고 공유하는 사회적인 연결성을 중요하게 여겼다.
과거의 웹 1.0에서는 정보를 공유하여 사람들은 주로 읽기만 가능하였지만, 웹 2.0은 서로의 정보를 교류하는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인터넷 해킹으로 인한 각종 사생활 침해와 함께 악성 댓글, 인플루엔서의 무분별한 편파적인 주장으로 인한 문제점 등 사회규범적인 측면에서의 인터넷에 대한 문제점도 나날이 부각되고 이러한 수많은 폐해들로 인해 “Internet Is Broken”이라는 말이 등장하기도 하였다.
또한 최근 빈번히 발생하는 주요 IT업체 및 통신사의 장애, 금융기관 장애 등으로 인터넷 환경은 갈수록 최초의 목적과는 다르게 복잡해지고 장애로 인한 불편함도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적인 미래학자 조지 길더는 2019년 저서 '구글의 종말(원제 : Life After Google)'을 통해 "구글의 중앙 집중화된 인터넷은 결국 블록체인으로 대표되는 탈중앙화 인터넷에 의해 대체될 것이다. 구글의 시대도 끝날 것"이라고 했다. 길더는 '텔레비전 이후의 삶'을 통해 TV 시대가 종식되고, 인터넷과 네트워크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견한 바 있다.
저자는 구글식 세상이 종말을 맞이하고, '크립토코즘'(crypto-cosm·암호와 우주의 합성어)이 등장할 것이라고 했다. 크립토코즘은 블록체인(분산 저장 기술)을 활용해 중앙집권화돼 있는 데이터와 개인 정보를 각 개인에게 분배하고, 이를 안전하게 지켜낼 수 있는 체계이며 보안이 최우선이다.
또한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모든 데이터 관리와 의사결정의 권한을 갖게 될 것이라고도 강조한다.
저자는 비트코인·이더리움 같은 유명 가상 화폐에다 광고 중개형 베이직 어텐션 토큰(BAT), 수퍼컴퓨팅을 위한 골렘 네트워크 토큰(GNT)같이 생소한 블록체인 기술·서비스를 소개하면서 이런 시도들이 모여 크립토코즘을 만들고, 구글을 비롯한 중앙 집중화된 실리콘밸리 기업들을 해체시킬 것이라고 했다.
이는 2009년 비트코인을 처음 창시한 사토시 나카모토를 중심으로 한 블록체인 진영이 주장한 탈중앙화와 일맥상통한다.
2. 동향 1 - 탈중앙화
[ 인터넷에 불어보는 탈중앙화 바람 : HTTP vs IPFS ]
1990년 팀 버너스 리(Tim Berners-Lee)에 의해 처음 설계된 HTTP는 월드와이드웹 기반에서 전 세계적인 정보 공유를 활성화시키는데 큰 공헌을 했다.
인터넷 상에 광범위하게 흩어져있는 HTML문서를 통신규약인 HTTP를 통해 불러올 수 있게 만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HTTP와 같은 중앙화된 전송 방식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 특정 페이지를 중계하는 서버가 운영을 중단하거나 서버에 사고가 발생할 경우, 기존 데이터에 연결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 해커의 공격을 받아 중앙서버가 침입당하는 경우 중요한 데이터가 외부로 유출 될 가능성이 있다.
- 콘텐츠와 문서를 관리하는 증앙화된 파일 시스템에 의한 컨텐츠 통제에 의해 컨텐츠가 삭제될 수도 있다.
이러한 HTTP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대안으로 탈중앙화 파일 시스템인 IPFS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IPFS는 "InterPlanetary File System"의 약자로서, 분산형 파일 시스템에 데이터를 저장하고 인터넷으로 공유하기 위한 프로토콜이다. 냅스터, 토렌트(Torrent) 등 P2P 방식으로 대용량 파일과 데이터를 공유하기 위해 사용한다.
기존의 HTTP 방식은 데이터가 위치한 곳의 주소를 찾아가서 원하는 콘텐츠를 한꺼번에 가져오는 방식이었지만, IPFS는 데이터의 내용을 변환한 해시값을 이용하여 전 세계 여러 컴퓨터에 분산 저장되어 있는 콘텐츠를 찾아서 데이터를 조각조각으로 잘게 나눠서 빠른 속도로 가져온 후 하나로 합쳐서 보여주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해시 테이블은 정보를 키와 값의 쌍(key/value pairs)으로 저장하는데, 전 세계 수많은 분산화된 노드들이 해당 정보를 저장하기 때문에 사용자는 IPFS를 사용함으로써 기존 HTTP 방식에 비해 훨씬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저장하고 가져올 수 있다.
IPFS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 HTTP는 효율적이지 않고 비용이 많이 든다. IPFS는 파일 조각을 동시에 여러 컴퓨터 노드로부터 가져오는 구조이다. 기존 대역폭 비용을 60% 이상 절감할 수 있다.
- 인류 역사의 데이터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소멸하고 있다. IPFS는 데이터 미러링을 위한 백업과 버전 관리 시스템인 깃(Git)이 제공된다.
- 웹의 중앙화를 제한한다. IPFS는 개방적이고 중앙집중화되어 있지 않다.
- 디앱들의 백본은 블록체인화되어 있다.
IPFS는 지속적인 가용성을 토대로 탄력적인 네트워크 생성을 가능하게 하는데, 이는 인터넷 백본 연결 여부와는 상관이 없다.
3. 동향 2 - 블록체인
[ 신뢰의 인터넷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 블록체인 ]
블록체인과 비트코인은 서로 다른 종류의 개념으로 블록체인은 탈 중앙형 애플리케이션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며, 비트코인은 블록체인으로 구현된 탈중앙형 애플리케이션의 하나이다.
블록체인은 비트코인이 탄생하는 과정에서 필요에 의해 개발된 기술이지만, 비트코인과는 독자적으로 기술적 발전을 거듭하면서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화 화폐의 구현뿐 아니라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구현할수 있는 기술로 자리잡고 있다.
블록 체인은 인터넷 등장이후 중앙 집중형이 아닌 방법으로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 중 실증적으로 문제의 해결이 증명된 기술이다.
탈중앙형 애플리케이션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로 별도의 중개자가 없이도 서로 신뢰하지 않는 당사자간 안전한 거래를 가능하게 한다.
인터넷은 원격지의 주체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확산하기 위한 기반을 제공해주었으나 인터넷으로 인한 정보 공유가 확산되면서 정보자체에 대한 신뢰여부가 주요 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하였다.
블록체인은 별도의 중앙 집중기관 없이 원본과 동일한 정보가 전달됨을 보장하고, 전달과정에서 위변조를 방지할 수 있으며, 투명성을 제공한다.
기술적 관점에서 블록체인은 데이터 모델에 가깝다.
데이터를 표현하고 저장하며 갱신하는 것에 대한 방법으로 탈 중앙화된 애플리케이션에서는 블록체인을 통해 1거래기록을 공동으로 보관하고, 2합의를 통해 동일한 거래 기록을 유지하며, 3 합의된 거래기록의 위변조를 방지하여 중앙기관없이 정보의 무결성을 보장하며 신뢰를 제공한다.
블록체인에서는 정보를 단일원장이 아닌 복수의 동일한 원장을 네트워크의 참여자가 공동으로 관리하는 공유원장 형식으로 보관하며 데이터의 이용자가 모두 자기의 원장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의 원장기록을 기반으로 거래를 처리한다.
블록체인과 같은 탈중앙형 방식은 동일한 데이터가 다수 존재하기 때문에 데이터 훼손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고 필요한 경우 복원도 가능하다. 데이터의 무결성과 가용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신뢰를 제공한다.
4. 동향 3 - 데이터중심 네트워킹 기반기술
[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데이터중심 네트워킹 기반기술’ ]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는 데이터에 이름을 부여하고 보안(Signature)을 내재하며, 네트워킹과 컴퓨팅을 융합하는 인터넷 기술인 ‘데이터 중심 네트워킹 기반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이 기술은 CCTV와 블랙박스, 사물인터넷 단말 등에서 얻는 실시간 데이터에 각각 이름을 부여하며, 이 이름들을 가지고 데이터를 쉽게 검색하고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소방서에서 이 기술을 활용한다면 도시 곳곳에 설치된 센서로부터 센서의 위치와 이름, 시간 등으로 구성된 데이터의 이름을 받아 실시간으로 관련 정보를 얻는 알림서비스를 개발하여 화재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시스템 구축이 가능하다.
기존 인터넷으로는 데이터센터에 위치한 플랫폼에서 데이터를 모아 분석해야 하지만, 새로운 인터넷 기술을 활용하면 화재가 발생한 위치나 시간 등에 대한 추가적인 분석 과정을 생략할 수 있어 재난 등 긴급상황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가능하다.
데이터 전달 과정과 컴퓨팅 과정을 융합하면서 네트워크 구조도 간결해졌다. 화재가 발생한 경우에 처리가 시급한 화재 분석은 센서와 소방서 사이에 가까운 컴퓨팅 자원을 할당하고 AI 학습을 위한 처리는 원격에 있는 고성능 컴퓨팅 자원을 할당하는 등 상황에 따라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데이터에 보안을 내재하면서 데이터 전달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조작이나 오류를 감지해 오작동, 해킹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한다.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정보 보안이라는 부분에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