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DC는 무엇이고 어떻게 설계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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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DC는 무엇이고 어떻게 설계될까?
  • 김단 컨설턴트
  • 승인 2024.01.09 09:30
  • 조회수 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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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영상에서는 CBDC의 개념, 출현배경, 현황, 운영 체계 별 특징, 의의 5가지 측면을 살펴보겠습니다. 이후 설계 시 고려될 쟁점들에 대해서도 구조, 디자인 핵심, 해외의 정책방향 3가지 측면에서 검토해 보겠습니다.

 

1. CBDC 소개  

1) CBDC 개념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는 현금과 같이 중앙은행의 직접적인 부채이며 디지털 결제의 수단으로서 자국화폐의 금액 단위로 표시됩니다(A CBDC is a digital payment instrument, denominated in the national unit of account, which is a direct liability of the central bank, like cash.) 각국 중앙은행의 공통적인 CBDC 도입 동기는 디지털 시대에 안전하고 신뢰받는 지불수단(means of payments)을 확보하고 보편적인 접근이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중앙은행 고유의 임무를 수행하고 금융 포용 등 관련된 정책 목표를 지원하는 데 있습니다.[1]

 

2) 출현배경

21c에는 기술혁신에 따라 화폐와 지급결제가 금융부문에서 일반 경제활동 영역으로 확대되었습니다. 일상에서 사람들은 현금을 사용하지 않고, 대부분의 거래는 카드 및 은행 계좌를 통해 디지털화 되어있습니다. 나아가 테크 기업이 지급결제에 진출하여 데이터와 화폐를 결합시키고 있습니다. 또한 분산원장기술(DLT) 암호화폐가 출현하여 통화가 파편화되었습니다. 그 영향으로 화폐의 차별화가 이루어지고 금융불안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즉, “화폐의 디지털화”에 따른 공적화폐의 필요성이 대두되었습니다. 디지털시대 회계 단위로서 화폐의 단일성을 유지할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하고 물리적 화폐인 현금 소멸에 대응하여 금융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안전자산 확보가 요구되었기 때문입니다.

출처: 장보성.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가 금융산업 환경에 미치는 영향 및 평가』, 자본시장연구원
출처: 장보성.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가 금융산업 환경에 미치는 영향 및 평가』, 자본시장연구원

3) 현황

주요 국가들은 일상경제생활에 통용되는 범용 CBDC 발행에는 아직 신중한 입장이지만, 미래 도입가능성에 대비해 연구개발 강도를 높여가는 추세입니다. BIS 조사에 따르면 각국 중앙은행의 약 93%가 관련 연구 또는 개발을 진행중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과 정부는 내년 4분기 일반이용자를 대상으로 실거래 테스트를 실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2023년 10월 테스트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시스템 개발 및 용역을 공모했습니다. 2024년 중에 시스템을 구축하고 개념검증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2]

 

4) CBDC 운영체계별 주요 특징 및 잠재적 영향[3]

CBDC의 운영체계를 기본체계, 자산성격, 대외거래 측면으로 구분화여 각 설계방식과 특징, 잠재적 영향을 요약하여 정리해보겠습니다.

 

5) 의의

첫째, 통화 및 재정정책의 새로운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디지털화된 현금으로서 음(-)의 이자율, 준비금과 상이한 이자율이 설정 가능해집니다. 또한 재정정책 수단으로서 적재적소에 적시에 보조금 지원이 가능해집니다. (helicopter money) 그러나 CBDC 통화 정책의 전달경로가 불확실해진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둘째, 지급 결제 시스템 개선으로 비용절감과 효율성 증대가 가능해집니다. 원자적 거래, 마이크로 결제 등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여 미래의 지급결제 요구 사항과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 새로운 지급결제 플랫폼의 등장으로 시장경쟁이 높아지고 빅테크에 의한 집중이 감소될 수 있습니다.

셋째, 스테이블 코인과 해외 CBDC로부터 통화주권을 보호할 수 있게 됩니다. Libra, Terra 등 지급 결제 스테이블 코인으로 인한 잠재적 통화와 금융의 안정성을 확보하여 교란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5. CBDC 설계 쟁점[4]

1) 구조

 BIS의 CBDC 설계 요건 및 방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중앙은행의 기술선택에 따라 설계방안이 선택됩니다. ‘아키텍처-인프라-엑세스-연계’의 4단 구조로 구성되어 있으며 하단부터 순차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① 아키텍쳐(법적 성격 및 운영구조): 중앙은행과 시중은행 간 역할분담

  • CBDC 도입에 따른 금융중개 구조 및 안정성 설계
  • CBDC 청구권과 계좌 성격: 직접 vs 간접 vs 혼합

 

② 인프라(안전한 결제 시스템): 시스템 운영을 실현하는 기술적 구조

  • 디지털 원장 기록을 위한 기술적 시스템
  • 기록권한: 중앙집중/신뢰 vs 분권화/메커니즘
  • 미래화폐 생태계의 중심 vs 거래수단/회계 단위

 

③ 액세스(보편적 접근과 프라이버시): CBDC 프라이버시 심도 및 데이터 거버넌스

  • 인프라 위에서의 거래 프로세스와 개인정보 관리 설계
  • 거래 인증: 토큰 기반 vs 계좌 기반
  • 신원입증 주체, 정보접근권 설계: 기술과 사회적 규범
  • 프라이버시 보호 vs 투명성(불법행동 방지)

 

④ 연계(국경간 결제)

  • 도매 수준에서는 현재도 가능 vs 소매부문까지 연계가 가능하도록 할 필요성

 

2) CBDC 디자인의 핵심

사이버 보안과 안전은 필수적입니다. 그 다음 CBDC 디자인의 핵심은 세가지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1) 프라이버시 보호 수준, (2) 금융안정성 보장, (3) 적용 기술입니다.

첫째, 프라이버시의 경우 거래 인증을 위한 기술적인 측면, 거래 정보를 위한 프라이버시 측면, 데이터 관리를 위한 데이터 거버넌스 측면을 모두 아울러 총체적으로 반영하여야 합니다. 개인정보와 불법행위의 식별에 있어 균형을 찾아야 하는 것입니다. 개인정보는 두 단계를 거쳐 보호 및 활용됩니다. 먼저 접근을 위한 신원확인입니다. 여기서는 누가 신원확인을 입증할 것인지 문제가 됩니다. 다음으로 인증기록 저장입니다다. 누구에게 접근권을 부여할 것인지가 핵심입니다.

둘째, 금융안정성 보장입니다. 예금 감소에 따른 중개소멸(disintermediation)과 금융스트레스 시 금융 불안정성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CBDC 도입 회의론에 따르면 ‘도입의 편익은 이론적이나 위험은 실제적이다’ 라고 요약할 수 있습니다. 금융불안정성, 프라이버시, 사이버 침해 등 위험은 구체적이고 실제적입니다. 그러나 지급결제의 효율성 향상, 금융 포용 제고 등 편익은 아직 이론적인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재의 2단계 모델 적용으로 금융체계 교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보는 입장도 있습니다. 민간의 혁신 역량 및 신원증명, 개인정보 보호 체계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셋째, 적용 기술의 측면입니다. 전통적인 중앙원장 방식을 취할지 분산원장(DLT)방식을 취할지 문제가 됩니다. 현재 거의 동등한 비율로 수행 중 입니다. (Citi GPS 2023.04. 자료) 중국, 미국, 유럽, 영국은 모두 전통적인 중앙원장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한편 도매 CBDC, 다국가 CBDC는 DLT를 활용한 거래의 효율성과 새로운 기술 적용 가능성 등으로 DLT 적용이 급부상 하고 있습니다.

 

3) 해외의 CBDC 정책 방향

국가마다 자국의 경제적 ∙ 정치적 요구를 반영하여 진행중입니다. 국내 금융거래를 통제하고 미래 디지털 자산의 플랫폼이 되며 통화주권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제시되고 있습니다. 중국의 경우 국내 금융거래를 통제하고 위안화를 국제화하기 위함입니다. 미국은 미래 디지털 자산의 플랫폼을 확보하기 위해서 도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유럽과 영국은 그 중간적인 입장에서 CBDC 정책을 위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한편 CBDC는 논의 초기에 제시된 지급 결제의 효율화, 금융 포용 등에서 디지털 시대 공적화폐 기능의 확보로 변화하였습니다. 화폐의 디지털화에 대응한 민간화폐와 공적 화폐 간의 관계, 디지털 화폐의 앵커로서의 CBDC 역할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3. CBDC 도입은 좋은 일일까?

(일반 국민에 영향) 편의성 VS. 사생활 침해의 문제

CBDC 도입은 지급결제와 관련하여 국민 편의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가에 의한 사생활 침해의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한국은행은 CBDC 발행하고 유통하는 실험에 성공했다고 2022년 1월 24일 밝혔습니다. 한국은행 금융결제국은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주요 이슈별 글로벌 논의 현황' 보고서에서 익명성 보장에 대하여 "개인정보보호 강화를 위해 무기명 선불카드와 유사한 오프라인 CBDC 발행, 영지식 증명(Zero Knowledge Proof) 등 최신 IT기술 활용 등의 방안이 모색되고 있으며, 디지털 ID 활용, 데이터 관리 주체 분리 등의 제도적 장치도 논의되고 있음"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CBDC 등 디지털 처리에는 반드시 흔적(이동 등 기록)이 남기 마련이기 때문에 사실상 수직적 익명성 보장은 원천적으로 어렵습니다. 또 수직적 익명성 보장이 완벽하게 되는 새로운 기술이 있다 하여도 문제가 됩니다. 수직적, 수평적 익명성이 완벽하게 보장이 되면 더더욱 법정화폐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CBDC는 '디지털 코드'이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자유롭게 불법 거래, 조세회피, 자금세탁 등이 이루어져도 이력 및 거래 추적이 어려워 통제할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5]
 

(금융 산업에 영향) 부정적 영향이 대세, 그러나 반론도 존재

CBDC 도입은 은행업, 지급 서비스업 등 금융산업에 일정부분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대출 및 지급 ∙ 송금의 재원으로 기능하는 은행예금이 CBDC로 대체될 경우 은행의 자금중개기능이 약화되고, 대출 등에 있어 자원 배분의 효율성이 감소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은행 산업의 집중화가 초래될 수 있습니다. 대출 재원 마련을 위해 은행들이 장기채 발행 등 시장성 수신의 비중을 높이는 과정에서 대출금리가 상승하고 대출 및 투자가 감소될 수 있습니다. 또한 은행들이 시장성 수신을 늘리는 경우 금융시장 접근성이 낮은 소형 은행들이 대형 은행들에 인수합병됨으로써 은행산업의 집중화 ∙ 대형화가 가속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금융 안정의 측면에서도 CBDC 도입 시 개별 은행의 자산 건전성이 저하되고 시스템 리스크가 확대, 위기 시 뱅크런 규모 확대 등의 금융안정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CBDC 도입이 은행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1) 금융산업 환경과 (2) CBDC의 구체적 운영정책 등에 따라 충분히 완화될 수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은행산업이 독과점/독점적 경쟁시장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정부분 예금의 대체재 성격을 지닌 CBDC 도입은 산업 내 경쟁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CBDC의 보유한도, 이자지급 여부, 설계 및 운영 방식 등의 구체적인 정책 방안에 따라 영향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금융 안정 부문에서도 CBDC는 신용위험이 낮으며 효율적인 금융 안정 상황 모니터링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반론도 존재합니다.

 

(국제적 차원) 통화 블록화에 따른 양자택일의 문제

특히 디지털 위안화가 촉발하는 국제 통화경쟁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의 직접적인 경쟁보다는 지정학적인 기술경쟁의 양상으로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핵심은 개인정보 보호 처리를 위한 데이터 관리체계(data regime) 간 경쟁입니다. 거래 투명성 vs. 프라이버시, 전통적 기술 vs. 새로운 기술, 지급결제 시장 vs.  디지털 자산 시장을 중심으로 경쟁축이 이루어져 있습니다. 중국은 전통적인 DB관리 방식의 기술을 채택할 것이고 미국은 암호화폐의 기술을 접목하여 프라이버시를 최대한 보장하려고 합니다. 결과적으로 중국과 미국간 디지털 통화권 경쟁이 본격화될 경우에는 양국의 통화 블록화에 따라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타 국가들은 통화권간 선택이 불가피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참고자료

박동욱. 『CBDC 도입 동향 및 주요 고려 사항』, 정보통신정책연구원 (2021.12)

박동욱. 『디지털 위안화의 국제화 전망과 시사점』, 정보통신정책연구원 (2022.11)

박대석 “CBDC의 딜레마”, 파이낸스 투데이, (2022년 02월 15일)

손서영. “한국은행이 디지털 화폐를?...’현금없는 시대’ 앞당기나”, KBS news, (2023년 10월 5일)

장보성.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가 금융산업 환경에 미치는 영향 및 평가』, 자본시장연구원

금융결제국.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주요 이슈별 글로벌 논의 동향』, 한국은행 (2022. 02)

정보통신정책학회. ‘인공지능(AI) 경제시대의 도래와 정책과제’, 2023년 정기학술대회 (2023. 11)

 

[1] 박동욱, 『CBDC 도입 동향 및 주요 고려 사항』, 정보통신정책연구원, 21쪽

[2] 손서영 기자, “한국은행이 디지털 화폐를?...’현금없는 시대’ 앞당기나”, KBS news, (2023년 10월 5일)

[3] 장보성,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가 금융산업 환경에 미치는 영향 및 평가』, 자본시장연구원, 18쪽

[4] 박동욱, 『CBDC 도입 동향 및 주요 고려 사항』, 정보통신정책연구원

[5] 박대석 “CBDC의 딜레마”, 파이낸스 투데이, (2022년 02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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