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비즈니스에 활용될 수 없으면 의미가 없다. 비즈니스도 새로운 기술을 잘 활용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기술과 비즈니스, 상반된 두 영역을 보다 유기적으로 연결했을 때 시너지 효과가 발생한다.”
투이컨설팅 김인현 대표가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는 공공기관과 기업이 자사 비즈니스에 새로운 정보기술(IT)을 도입하고자 할 때 이에 대한 컨설팅을 제공하는 것이 투이컨설팅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조직과 시스템 간 윤활유 역할을 하는 프로젝트 관리 본부(PMO) 역할을 수행한다.
핵심 사업 영역은 인공지능(AI)과 보안이다. 기업이 AI를 도입한다고 했을 때 그 목적은 무엇인지, 실현 가능한지, 필요한 기술은 무엇인지, 어떤 방식으로 도입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포괄적인 도우미 역할을 한다. 공공기관과 금융사가 주요 고객사다.
김 대표는 “비즈니스와 기술의 영역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지만 서로가 다루는 언어가 너무나도 다르다. 그 가운데에서 결합을 도와주는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며 “공공기관과 금융사와 같이, 태생적으로 기술 기업이 아닌 곳들이 주요 고객”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보기술(IT) 사업을 발주하는 기업도 IT에 대한 이해도가 있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발주사가 자신의 목적을 분명히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소홀히 한다면 결과적으로 기대에 못미치는, 사업 실패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기술에 대한 컨설팅은 인프라를 제공하는 클라우드 기업부터 소프트웨어(SW) 기업, 시스템통합(SI) 및 클라우드 운영·관리 서비스 기업(MSP) 등 IT 기술 기업 대부분이 제공한다. 투이컨설팅 만의 특별한 비즈니스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와 같은 지적에 김 대표는 특정 벤더에 좌지우지되지 않는 중립성을 강점으로 제시했다.
그는 “컨설팅은 크게 기획하는 단계와 실제 구축하는 단계로 구분해서 볼 수 있다. 기획 단계에서는 시스템에 대한 설계도를 그리고, 관련된 기술을 갖춘 공급자를 선정한다. 이런 기획 단계의 컨설팅을 솔루션을 보유한 기업이 수행하면 어떻게 될까. 자신의 제품을 먼저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는 실제 기업 IT 시스템 구축 현장에서 자주 발생하는 일이다. 수요 기업의 목적에 더 부합하는 솔루션이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판매하는 솔루션이 있다면 이를 우선시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김 대표는 “컨설팅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발주사에게 최적의 선택지를 제시하는 것이다. 기술은 그 다음”이라고 밝혔다.
덕분에 투이컨설팅은 범람하는 기술의 시대에서도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한국지역정보개발원이 범정부 차원의 초거대 AI 공통기반 구현 및 디지털 행정혁신 체계 수립을 위한 정보화전략계획서(ISP) 사업도 LG CNS 등과 컨소시엄을 꾸려 수주한 바 있다.
김 대표는 한국PMO협회의 회장직을 맡고 있다. IT 사업에서 PMO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자신한다.
그는 “공공 SW 사업에서 가장 큰 문제는 PMO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PMO 없이 진행되는 프로젝트가 많고, 있다고 하더라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곤 한다”며 “정부의 공공 정보화 사업이 실패하면 예산뿐만 아니라 시간도 낭비된다. 사용자인 국민들도 피해를 본다. 하루라도 빨리 PMO 제도를 제대로 조성하고 정보화 사업 관리의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고 피력했다.
김 대표는 현재 국내 시장에서의 AI는 아직 과도기라고 진단했다. AI 기업들이 검색증강생성(RAG) 등으로 환각(할루시네이션)을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지만 실제 가시적인 변화는 키보드와 마우스에서 음성으로의, 휴먼컴퓨터인터페이스(HCI)가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람의 발화를 기계가 인식하고, 이를 SQL을 생성해서 데이터베이스(DB)에 던진 뒤 답을 얻어내고, 이걸 다시 음성으로 변환해 설명해주는 방식. 과거 마우스가 그래픽유저인터페이스(GUI) 혁신을 이끌었다면 AI는 보다 고차원의 HCI가 가능케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한편 투이컨설팅은 오는 22일 ‘우리 조직에 맞는 엔터프라이즈 LLM’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한다. 기업이 생성형 AI를 도입할 때 겪는 환각 문제를 해결하고 회사 내부 데이터를 소형언어모델(SLM)에 도입하는 방법, SLM 도입시 발생하는 각종 이슈에 대한 해결책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엔비디아를 비롯해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 래블업, 셀렉트스타 등 기업의 전문가들도 발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기업용 SLM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최근 추세와 달리 국내 기업이 이를 도입하고 활성화하는 움직임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라며 “세미나 이후에도 학계 및 업계 전문가와 함께 생성형 AI 시대에 부합하는 LLM 도입 및 활성화 방안에 대해 토의하고 관련 내용을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