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즈] 답답한 CIO 벗어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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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타임즈] 답답한 CIO 벗어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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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7.09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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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가 보기에 CIO는 답답하다. 기업의 대부분 업무는 정보화되어 있다.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거나 업무를 개선하는 데도 정보시스템의 지원은 필수적이다. 금융업종의 경우 IT투자는 전체 투자예산의 50%를 넘는다. 경비도 연간 수백억에서 수천억까지 사용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업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CIO는 항상 걸림돌이 된다. 당장 적용이 어렵다고 한다. 무슨 문제가 생기면, 그것은 IT부서의 책임이 아니라 현업부서의 잘못이라고 변명하기 일쑤이다. 복잡한 전문 용어로 이야기하기 때문에, 이해하기도 어렵다. CIO가 이처럼 꽉 막힌 사람으로 인식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흔히 CEO의 정보화 마인드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지금 IT의 중요성을 가볍게 생각하는 CEO는 없다. CIO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은 너무나 명확하다. 답답한 CIO라는 굴레를 벗어 던지기 위해서는 CIO의 변화가 필요하다.

첫째, CIO는 사고의 프레임워크를 가져야만 한다. 우리 회사에서 IT는 어떤 위치에 있는가 그리고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경영전략과 비즈니스모델, 사업 포트폴리오를 알고 있어야 한다. 또한, 회사의 수익모델과 원가모델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IT가 어떤 임무를 수행할 것인가에 대해 경영전략, 비즈니스모델, 사업 포트폴리오를 근거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IT가 어느 정도의 자원을 사용할 것인가에 대해 수익모델과 원가모델을 토대로 판단하여야 한다. CEO와 이야기할 때 IT추세를 따르기 위해, 기존 시스템이 진부해져서, 장애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는 등의 논리는 접어두는 것이 좋다. 우리 회사는 고객의 자산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또는 우리 회사는 글로벌 진출을 해결하여야 하기 때문이라는 논리로 대화하여야 한다.

둘째, CIO는 비즈니스 성과와 연계된 지표를 관리하여야 한다. 업무처리 과정이 잘 수행되었는가에 대한 지표가 있고 업무처리 결과로 목표가 달성되었는가에 대한 지표가 있다. 프로그램 개발 생산성이 향상되었다거나 데이터의 품질이 좋아졌다는 등의 지표는 IT부서가 업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는 설명이 될 수 있지만, CEO 입장에서는 관심이 없는 이야기이다. 정작 중요한 것은 비즈니스 목표 달성에 얼마나 기여했는가이다. 시장점유율이 향상되었다든가, 창구 직원의 생산성이 높아졌다는 등의 결과치가 더 중요하다. 과정 지표는 IT 내부 관리를 위해서만 사용하여야 한다. CEO 또는 비즈니스 임원과 대화할 때는 비즈니스 성과와 연계된 지표로 IT 활동을 설명하는 것이 설득력이 있다. 예를 들어 냉장고 판매 사원은 냉장고를 생산하는 데 원가를 얼마나 절감했는가에 대해 설명하지 않는다. 냉장고를 사용하는 데 드는 고객의 전기료가 얼마나 절감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셋째, CIO는 반드시 수치로 이야기하여야 한다. 경영의 진리는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CEO는 숫자에 매우 밝고 집착한다. 수치의 장점은 이해하는 데 노력이 들지 않고, 보다 객관적으로 현상을 표현할 수 있으며. 또한 비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향상될 것이라든가 합리화를 달성했다는 등의 애매한 표현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두 가지 종류의 수치를 찾아내고 기억하여야 한다. 첫째는 시기이고 둘째는 지표 값이다. 예를 들어 “2008년도 고객 클레임 제기율은 1.5%였는데, 2009년도는 1.2%가 될 것이며, 2010년 이후에는 1% 미만으로 안정화될 것”이라는 식의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CEO의 수치 기억력은 매우 뛰어나다. 공인된 수치를 활용하고 또한 추세를 이야기할 수 있다면 더 이상 부가적인 설명이 없이도 CEO를 납득시킬 수 있다.

넷째, 단순하게 설명하여야 한다. 아는 사람은 쉽게 설명하고, 모르는 사람은 어렵게 설명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길고 복잡하게 설명할수록, CEO의 CIO에 대한 불신은 커지게 된다. 이슈에 대해 단 두 가지 또는 많아야 세 가지 이내로 정리하고 있어야 한다. 네 가지 이상이 되면 이해하기 어렵다. 다섯 가지 이유를 늘어놓는 사람은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촌철살인의 설명이 있다면 한가지로도 충분하다. 자신이 알고 있는 이야기를 줄줄 늘어놓은 것보다 바보스러운 자기 비하는 없다.

답답한 CIO를 벗어나기 위한 요령은 매우 단순하다. 비즈니스와 IT 활동을 연계하는 프레임워크, 비즈니스 기반 지표, 수치 표현, 핵심 집중 등이다. 예를 들어 어느 회사의 CEO가 CIO에게 아웃소싱을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훌륭한 CIO라면 다음과 같이 대답할 것이다. “우리 회사의 IT 원가는 전체 원가의 8%인 데 비하여 경쟁사의 IT 원가 비중은 9%입니다. 현재 우리 회사의 수익성 관점에서 IT는 경쟁력이 있습니다. 아웃소싱을 하게 되면 1차년도에는 10%의 경비 절감이 예상됩니다. 그러나, IT 제품의 가격은 매년 10% 이상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5년 누적으로는 15% 이상 비용이 증가할 것입니다.” CEO가 굳이 아웃소싱을 선호할 이유는 없다. IT 비용을 줄일 수 있는가에 대해 관심이 있는 것이다. 올바른 지표를 선정하고 수치로 표현하는 것이 물론 쉽지는 않다. 그러나, CIO가 진정한 의미에서 경영진으로 대우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하는 고비이다.


● 9월 23일자 <디지털타임스>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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